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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길동의 '서방정토'…"불교가 생활"
섬속에 절이있네- 부안 위도 내원암
변산반도 채석강(격포)에서 뱃길따라 40리, 섬의 형태가 고슴도치 같다는 위도(蝟島)는 서해 훼리호 침몰(1993년)에 이어 방사성폐기물처리장 건설 논란의 중심지로 적잖은 사고와 시련을 겪은 섬고을이다.

내원암 대웅전과 배롱나무


그러나 파장금 선착장에서 해안선을 따라 달리다보면 가슴 아픈 상처는 사람들의 몫으로 기억될 뿐이다. 위도는 오래전부터 울창한 숲, 푸른 바다와 함께 발 닫는 곳마다 천하 절경을 뽐내며 여여하게 있어 왔다. 그래서 허균은 ‘홍길동전’에서 이곳을 ‘율도국’이라 칭하며 ‘서방정토’로 묘사했다.

내원암은 위도 유일의 사찰이다 천년묵은 고사목이 사찰의 연륜을 말해준다


조계종 선운사 말사인 내원암(주지 현효. 전통사찰 110호)은 고슴도치 자궁에 해당하는 위치에 자리해 있다. 작은 암자에 불과하지만 위도 주민에게 있어서는 몸과 마음의 전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선대부터 대대로 내원암에 의지해 살아왔기 때문이다.

위도는 명칭그대로 섬의 형태가 고슴도치를 닮았다


위도에 살았던 이는 모두가 내원암 부처님 전에 기도해 생명이 잉태됐다. 부정한 짓을 저지르면 법당 앞 우물물에 몸을 씻으며 참회했다. 생을 다한 후에도 내원암 염불소리에 위안을 삼는다.

지금도 장례 때 곡소리나 상여소리는 ‘관암보살, 관암보살(관세음보살)’이다. 생활 속에 불교가 그대로 내재되어 있는 것이다. 한해의 액을 담아 바다에 띄우는 ‘띠뱃놀이(중요무형문화재 82호)’나 마을마다 열리는 당제도 마지막 회향은 내원암에서 한다.

대웅전앞 배롱나무는 수형이 가장 아름다운 위도의 명물이다


이제는 전설로 남았지만, 위도 팔경의 첫째가 내원모종(內院暮鐘)이다. 아침 저녁으로 울리는 내원암 종소리는 어부들에게 안도와 정서를 심어주었던 아름다운 소리였다.

내원암의 창건 시기가 언제인지 알 수 없다. ‘1873년 중수했다’고 쓰인 상량문이 가장 오래된 기록이다. 다만 대웅전 옆에 천년된 고사목이 서있는 것으로 보아 고려 때에도 사람이 살았던 터였음을 엿볼 수 있다.

내원암 산신각과 용왕각 이곳에서 바라보면 고군산열도가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대웅전 앞 우물은 위도 최고의 물맛을 자랑한다. 또한 대웅전 지붕보다 큰 배롱나무(백일홍)는 자태가 우람하고 아름다워 위도 최고의 명물로 꼽힌다.

대웅전 왼편으로 난 오솔길을 따라 150m 가량 오르면 용왕각과 산신각이 나온다. 바다에서 돌아간 이들의 넋과 혼을 위로하고, 뱃길 안전과 풍어를 기원하기 위한 기도처(음, 1월 9일 용왕제)이다. 특히 용왕각 앞에 서면 고군산열도가 한눈에 내려다보여 장관을 이룬다.

용왕각에 조성된 용왕탱 용왕이 용을 타고 바다를 가로지르고 있다


지난 2000년 주지로 부임해 도량불사에 여념이 없는 현효 스님은 “섬의 특성상 신행이 기복에 머무르고 있다”며 육지의 사찰은 물론 신행단체들과 교류를 희망하고 있다.

스님은 또한 “험한 바다에 희생된 주민들을 위해 육지의 불자들이 찾아와 천도재나 방생을 베푸는 것도 포교의 방편이 될 것이다”고 덧붙였다.

* 내원암(주지 현효): 063-581-3283

* 찾아가기: 부안 격포에서 위도행 배(동절기 1일 6회, 50분소요) - 공영버스로 내원암 하차. 승용차 이용시 파장금 선착장에서 해안도로 따라 깊은금 해수욕장 - 산길로 500m 지점.


이준엽 기자 | maha@buddhapia.com
2006-02-20 오후 10: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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