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바꾸려 했는가?’가 의심스럽다.
또 그렇게 큰 파문을 일으키고도 납득할만한 설명이나 사과도 없이 끝났다. 바로 충남대의 ‘정심화 국제문화회관’ 개명 파동이 그렇다. 정말로 왜 바꾸려 했을까? 많은 사람들이 지적했듯이 ‘정심화’라는 기증자의 이름이 붙어있으면 국제문화를 지향하는 일이 제대로 되지 않는가? 그렇다면 수많은 다른 건물들에 기증자 내지 기여자의 이름이 번듯하게 유지되는 까닭은 무엇인가? 여기에 대한 확실한 이유가 제시되지 않으면 개명을 추진했던 타당성이 의심받을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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숭고한 뜻을 가졌던 정심화 보살의 유지가 꺾이는데 대한 대학생과 지역사회의 공분이 일면서 회관 개명은 결국 없던 일로 하였기에 한편 다행이라고 생각되지만, 그것으로 모든 것이 용서되는 것 또한 아니다. 불필요한 분란을 일으켰던 것에 대한 분명한 사과가 있어야 하고, 책임의 소재에 대한 규명과 조처가 있어야 마땅하다.
그런 것 없이 ‘없던 일’로 하자는 것은 결코 올바른 마무리가 아니다. 되레 아주 좋지 못한 선례를 남기는 것일 뿐이다. 무책임하게 일을 추진하다가, 문제가 발생하고 여론의 비난이 집중되면 적당하게 호도하고 넘어가려 했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다. 이제라도 확실한 해명과 더불어 책임소재에 대한 확실한 규명이 있어야 마땅하다.
한편, 불교계가 이번 사건에 관심을 기울이고 잘못을 바로잡는데 힘을 보탠 것은 당연한 일이다. 더불어 차분하게 불교의 이익을 위해서가 아니라 사회적 정의를 지키고 실현한다는 차원으로 인식을 확산해나가야 할 것이다. 한걸음 더 나아가 보다 큰 정의실현을 위해 대승적으로 행동하는 성숙된 불교된 모습도 견지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