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한 말을 멀리 여의라. 추한 말은 자기에게도 해롭고 남에게도 해를 입히므로 피차가 다 해로운 것이다. 그러나 착한 말을 닦아 익히면 자기도 이롭고 남도 이로워서 피차가 다 이로운 것이다. <무량수경>
우리는 어떤 말을 하며 살아가고 있을까?
최근 우리가 자주 사용하는 감정 표현 단어 434개 중 72%가 불쾌한 감정을 표현한 것이라는 통계가 나왔다. 서울대 심리학과 민경환 교수팀이 ‘한국어 감정단어’를 연구해 <한국심리학회지>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사랑ㆍ행복ㆍ기쁨처럼 ‘쾌(快)’를 표현하는 말은 전체의 30%도 채 안 되는 반면 참담ㆍ배신 등 ‘불쾌’를 나타내는 단어는 70%가 넘는다고 한다.
민 교수팀은 참담하다, 한맺힌다, 억울하다, 배신감 등 불쾌 단어가 압도적으로 많은 것은 인류 진화사에서 ‘쾌’보다는 ‘불쾌’ 쪽 정서에서 표현의 구별과 적절한 대처가 더 필요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이러한 결과는 실제 우리가 ‘고맙다’ ‘수고했다’는 말 보다는 ‘힘들다’ ‘피곤하다’는 말을 더 많이 쓰는 언어습관을 가지고 있지는 않은지 생각해보면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것이라 생각된다.
얼마 전 강원도의 한 부대에서 좋은 말과 관심을 보인 양파는 무럭무럭 자라고 반대로 욕설과 폭언을 퍼부은 양파는 상대적으로 덜 자라고 그 모습이 기형적으로 변했다는 실험 결과를 발표한 적이 있다. 말 한마디가 상대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며, 그것이 또한 자신에게 어떤 결과로 되돌아오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라 하겠다.
부처님은 <숫타니파타>에서 “사람은 태어날 때에 그 입 안에 도끼를 가지고 나온다. 어리석은 자는 말을 함부로 함으로써 그 도끼로 자신을 찍고 만다”고 말하셨다. 말 한마디의 소중함을 되새겨 본다면, 상대와 나를 살리는 말이 어떤 것인지 쉽게 알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