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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시장애인종합복지관에 ‘행복이 가득한 공간’ 문 열어
서비스영역 훈련 위해 개설
“어서오세요~. 뭘 도와 드릴까요”
2월 8일, 경주시장애인종합복지관 3층 로비에 들어서자 경쾌한 음악이 흐르고 은은한 원두커피향이 마음까지 설레게 한다. 볕이 잘 드는 창가에 놓인 3개의 탁자에는 점심공양을 마친 장애인들과 직원들이 올라와 이야기꽃을 피우고, 벽에는 복지관 서예교실 회원들의 작품이 전시돼 있다. 손님이 들어서자 자그마한 카운터에서는 하얀 셔츠에 남색 앞치마를 단정히 두른 두 명의 정신지체 장애인과 지도 선생님 한 명이 반갑게 맞는다.

정신지체장애인직업재활훈련교육생 허해영씨가 손님에게 커피써빙을 하고 있다.


경주시장애인종합복지관(관장 종광)이 1월 23일 문을 연 카페 겸 매점, ‘행복이 가득한 공간’이다. 직업재활팀이 정신지체장애인을 대상으로 서비스영역에 대한 직종훈련을 실시하기 위해 개점한 것인데 단순한 직업훈련 공간을 넘어 복지관 시설을 이용하는 장애인과 가족, 직원들에게 더없이 포근한 휴식 공간이 되고 있다. 또, 모든 지체장애인들에게는 나도 언젠가 저렇게 유니폼을 입고 일 할 수 있게 될 것이라는 자심감과 희망을 심어주고 있다.

“원두커피 세 잔 주세요”
손님이 커피를 주문하자 지체장애인 교육생 박미정(31)씨가 계산을 한 뒤 일일매출 장부에 체크하고, 허해영(24)씨는 원두커피를 잔에 따르고 설탕과 비스켓 한 조각을 접시에 놓은 후 써빙했다.

지체장애인 직접재활훈련고육생 박미정씨가 손님을 반가이 맞고 있다.


카페가 문을 연지 2주 남짓, 물건을 팔고 계산하고 써빙하는 일이 이들에게는 아직 힘겹기만 하다. 잔뜩 긴장한 모습이 역력하지만 선생님에게 배운대로 하나하나 차분히 일을 수행했다.

박미정씨는 “선생님이 가르친 대로 하기 때문에 전혀 어려움이 없다”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또 무엇보다 “일이 즐겁고 기쁘다”며 방긋 웃었다.

직업재활훈련의 가장 이상적인 목적은 장애인들이 일반사회에서 일을 갖고 일반인과 함께 살아가는 것이다. 그러나 실제 쉬운 일은 아니라고 정성훈 지업재활팀장은 말한다. 따라서 ‘행복이가득한공간’ 역시도 일반사회에서의 취업이라는 막연한 목적만을 가지고 운영하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정신지체장애인은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일반인들의 편견으로 평생 무기력하게 살아온 이들에게 가능성을 열어주고 자신감과 성취감을 심어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목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런 점에서 2주간의 운영은 상당히 성공적이라는 평을 받는다. .

왼쪽부터 직무지도교사 김화자 선생과 교육생 박미정 허해영씨는 행복이가득한공간에서 행복하다.


임선옥 카페운영프로그램 담당 복지사는 이런 작은 성공과 희망으로 언제가 도심 가운데 장애인들이 경영하는 카페를 열 수 있기를 희망한다. 정부에서 혹은 시에서 카페를 마련해 준다면 시의 이름으로 간판을 걸고 복지사 한명과 교육받은 장애인들이 얼마든지 운영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정신지체 장애인이지만 단순한 업무수행은 수많은 훈련반복으로 일반인보다 더 잘하게 된다는 것이다. 임선옥 복지사는 장애자에 대한 편견으로 무기력하게 방치한 채 보호를 위한 막대한 복지자금을 지출하기보다 직업재활에 투자해 장애인들이 자신이 할 수 있는 일로 사회생산에 일조하게 하는 것이 더 선진화된 사회의 복지라고 설명했다.

경주시장애인종합복지관은 매년 자판기 관리, 비디오 대여, 손세차, 자동차부품 조립 등의 장애인들이 할 수 있는 새로운 직종을 개발해왔으며, 현재 50여명의 정신지체장애인들이 다양한 분야의 직업재활훈련을 받고 있다. 매점 운영은 직업재활교육 등록 장애인 중 매월 2명을 선발해 돌아가면서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고, 수익금은 모두 정신지체장애인들의 훈련수당으로 지급할 예정이다. (054)776-7522
배지선 기자 | jjsunshine@hanmail.net
2006-02-22 오후 5:5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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