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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의밑줄긋기]'기생충 제국'
기생충 제국
기생충의 백미는 비인간적이라는 점이다. 그런 비인간성은 기생충이 다른 행성에서 날아와서 우리를 노예로 삼았기 때문이 아니라, 우리보다 훨씬 오랫동안 이 행성에서 살아왔기 때문이다. 물론 기생충도 인류와 같은 숙주를 만난 적이 없다. 인간은 의약품이나 예전에 그 어떤 동물들도 가지지 못한 하수 설비 따위를 가지고서 기생충과 맞서 싸울 수 있다.

인간은 주위 환경 또한 바꾸어 놓았다. 수십억 년 동안의 찬란한 성공을 뒤로 한 채, 기생충은 이제 인간이 만든 세상에서 살아가야만 한다. 숲은 점차 줄어들고, 도시는 팽창하며, 눈표범은 사라지고 양계장은 번성하는 그런 세상에서. 그러나 기생충은 그들의 적응력 덕분에 잘 지내고 있다.

우리는 콘도르와 여우 원숭이가 사라지는 것을 걱정해야 한다. 그들의 멸종은 인류가 지구를 얼마나 망쳐왔는지를 보여준다. 그러나 누구도 기생충의 멸종을 걱정할 필요는 없다. 검은 코뿔소에 기생하는 진드기들은 아마도 21세기에 자신의 숙주와 함께 사라질 것이다. 그러나 인류가 생존하는 동안에는 일반 기생충이 사라질 위험은 없다. 그들 대부분은 인류가 아마 모두 사라진 후에도 여전히 여기에 존재할 것이다.

기생충은 인간이 만든 세상에서 살아갈 수 밖에 없지만, 반대로 인간 또한 그렇다. 기생충은 인간이 의존하며 살아가는 생태계를 구성하고 인간을 포함한 숙주의 유전자를 수십억 년 동안 조각하여 왔다. -<기생충 제국> 300-301쪽, 칼 짐머 지음, 궁리
김원우 기자 | wwkim@buddhapia.com
2006-02-10 오전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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