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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18일~2월 28일 한국국제교류재단(이사장 권인혁) 문화센터에서 전시 중인 ‘인도불교미술-인도국립박물관 소장품전’에서는 석가모니 부처님의 일생을 보여주는 석조 부조물, 불상 불탑, 의식구 등 다양한 진품 유물이 시대별 지역별로 선보인다. 전시장은 불교미술의 시원(始原), 불상의 탄생과 흥륭, 고전기의 불교미술, 새로운 신 다양한 형상, 경전화의 세계, 남아 있는 전통 등 총 6개 섹션으로 구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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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원 큐레이터로 전시에 참가한 이주형 교수(서울대 고고미술사학과)는 “불교나 인도 미술에 전문적인 지식을 추구하는 이들뿐 아니라 인도 문화에 관심을 가진 일반인들도 인도 불교 미술사의 흐름을 흥미롭게 둘러보며 이해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전시를 공동 주최한 인도국립박물관 K.K.차크라바티 관장은 “간다라 불교미술품을 통해 인도와 한국을 잇는 공통의 사상, 특히 해동고승전 왕오천축국전 삼국유사 등을 양국의 학자들이 공동 연구해 양국의 문화가 어떻게 영향을 주고 꽃피웠는지 살펴야한다”고 전시회의 의의와 양국 문화교류의 의미를 설명했다.
전시장을 찾기 전 인도불교미술에 대한 ‘기본기’를 익히는 것은 필수사항이다.
▲ 불교미술의 시원(始原)
불교미술은 탑과 사원 등의 부조에서 시작된다. 산치 대탑 등 탑과 사원벽에 새겨진 부조들가운데 전시장에서는 ‘바르후트 불탑의 울타리 부조’를 만날 수 있다. 이 부조들은 석가모니 부처의 과거생을 설한 본생담이나 석가모니 부처님의 현생을 조각한 불전도 등이 주류이다.
기원전 1~2세기에 세워진 것으로 추정되는 바르후트 불탑은 1873년 알렉산더 커닝햄이 발견했다. 발견 당시 탑의 돔은 모두 사라지고 울타리의 남동쪽 4분의 1만이 남아있었다고 한다. 이 석재들은 원래 모습대로 복원돼 캘커타의 인도박물관에 전시돼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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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상의 탄생과 흥륭
우리가 불상을 유물로 보게 되는 것은 기원후 1세기경이다. 당시 간다라와 마투라에서 처음으로 불상이 만들어졌다.
인더스 강 상류에 자리 잡은 간다라의 문화는 인도 본토의 문화와 달리 이란과 서양고전문화가 영향을 미쳤다. 이 곳에서 헬레니즘 미술양식과 불교가 만나 간다라 양식이 탄생했다.
간다라 지역과 거의 비슷하게 불상이 제작되기 시작한 마투라가 조각의 중심지로 떠오른 것은 기원전 2세기. 불교조각은 기원후 1세기에 모습을 드러냈다. 마투라의 석조 조각은 적색 사암으로 되어 있어 다른 지역과 확연히 구분된다.
전시에서는 간다라 탁실라 칼라완 사원지에서 출토된 1~3세기 작품 ‘마야 부인의 꿈’ ‘붓다의 탄생’ ‘학교에 가는 태자’ ‘불전 장면’ 등의 부조들이 눈길을 끈다. 2~3세기에 제작된 불입상, 채색된 불좌상 등 간다라 양식의 불상과 불두 불좌상 등 마투라 출토 불상들이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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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전기의 불교미술
굽타 왕조가 지배한 기원후 320~550년은 인도 문명의 각 부문에서 완성이 이루어졌다. 당시 세계 어느 곳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 물질적인 번영과 함께 문화적인 황금기였다.
장엄하고 우아한 마투라와 사르나트 불상, 아잔타 석굴의 화려한 채색벽화는 이 시대를 대표하는 불교미술이다. 이 시기에 제작된 사르나트의 다양한 불입상과 마투라 불상, 거기에 포스트 굽타시대에 나타난 오늘날 불상 형태와 유사한 불좌상이 전시장에 배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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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로운 신 다양한 형상
굽타시대 이래 점차 흥기한 밀교는 7세기에 이르러 본격적인 체계를 갖췄다. 이 시기는 밀교의 복잡한 도상들이 불교미술에 다양하게 반영된 때이기도 하다.
4~6세기 초기 밀교는 석가모니불을 주존으로 관음보살에 신앙행위가 이루어졌다. 중기 밀교에서는 주존으로 마하비로자나가 등장하고 만다라를 수행에 사용했다. 8세기에 성립한 후기 밀교는 탄트라 불교라 불린다.
동인도 팔라시대의 불좌상 보관불좌상, 도리천에서 내려오는 붓다, 관음보살좌상, 스와트와 카슈미르의 관음보살상 등 다양한 상호와 양식의 불상들이 시대의 특성을 드러낸다.
▲ 경전화의 세계
이 코너에서는 부처님의 말씀을 남긴 경전 필사본 가운데 네팔에 남아 있는 <팔천송반야경> 필사본과 다섯 수호여신경의 모음집인 <판차락샤> 필사본 등이 선보인다. <판차락샤> 필사본은 11세기 작업부터 17세기까지 세 종류의 필사본이 들어왔다. 13~14세기 <판차락샤> 필사본에 따르면 다섯 여신은 모두 색깔로 구분된다. 흰색은 마하프라티사라, 파란색은 마하사하스라프라마르다니, 노란색은 마하마유리, 초록색은 마하시타바티, 빨간색은 마하만트라누사리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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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아 있는 전통
살아있는 종교미술로서 그 명맥이 끊긴 인도불교미술의 생명과는 달리 그 주변에서는 끊임없이 불교미술의 맥락이 이어지고 있다.
전시에 선보인 라다크에 남아 있는 19세기 보관은 티베트계 라마승이 불교의식 때 쓰던 것이다. 밀교 의식에서 라마가 장신구로 쓰던 펜던트와 38개의 산호와 76개의 마노구슬로 만들어진 염주, 붓다를 비슈누신의 아홉 번째 화신으로 간주했던 힌두교도들이 의식용 수레에 붙였던 불좌상, 불전을 새긴 상아 장식 등이 남아 있는 인도불교미술의 전통을 잇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