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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조차 없던 이 길이 무치홍 교수에 의해 ‘다마고도(茶馬古道)’라 명명됐고, 불과 15년이란 짧은 세월 사이에 이젠 다마고도를 모르고선 차를 안다고 행세하기 어려울 정도로 유명해진 것이다.
지금까지 발견된 자료에 의하면 보이차 운송 길 즉 다마고도는 6개가 있다고 한다. 이 길들은 대부분 청나라 때 보이차 상점들이 즐비한 이무(易武)에서 출발해 곤명(昆明)을 거쳐 북경으로 간다. 보이차를 조공하는 길을 가리켜 ‘보이관마대도(普이官馬大道)’라고 한다. 작년 필자와 중국운남공산당청년단은 120필의 말에 보이차를 가득 실어 이 길을 8개월간 걸어 북경에 도착했다. 실로 166년 만에 재현한 조공의 길이자 처음 시도했던 프로젝트였다.
다마고도 중 가장 험한 길은 역시 티베트로 가는 길이다. 이 길 역시 이무에서 출발해 하관(下關)과 샹그리라(香格里拉)를 거쳐 티베트에 도착하는데, ‘보이관장다마대도(普이關藏茶馬大道)’라고 한다. 보이병차의 무게가 왜 편당이 357g이고, 왜 한 통이 7개여야 하며 왜 12통을 한 대바구니에 담아야 하는지의 의문은 모두 여기서 해답을 얻을 수가 있다.
티베트로 가는 보이차 운송 말은 사실 대부분 당나귀와 노새로 구성되어 있다. 이들이 말보다 몸집은 작지만 체질이 강하고 거친 먹이를 잘 먹으며, 지구력이 강하기 때문이다. 말, 당나귀, 노새(이하 말로 지칭함)가 하루 걸 수 있는 길이 60km라고 한다. 이에 대부분 60km마다 하나의 마역(馬驛)이 있다고 한다. 말 한 필이 부담할 수 있는 화물의 무게는 60kg이다. 즉 60kg의 화물을 지녀야 비로소 하루 60km를 갈 수 있다는 얘기다.
이런 조건들을 모두 헤아려 만들어진 것이 보이차의 무게 즉 357g이다. 357g×7편이면 한 통이 2.5kg이 된다. 2.5kg씩 12통이면 한 대광주리가 되는데, 이것이 30kg으로 말의 양쪽에 대광주리 각각 하나씩을 실으면 정확히 60kg이 된다. 이것이 보이차의 무게가 왜 357g이어야 하는지에 대한 답이다.
예로부터 보이차는 대부분 동남아로 수출됐다. 운남의 접경나라인 미얀마, 라오스, 베트남이 주 대상국이었다. 보이차는 이 나라들을 거쳐 태국, 홍콩, 마카오까지 이르렀다.
작년 ‘다마고도 북경조공 만리길’의 성공은 많은 상인들에게 부를 안겨주었다. 참여의 동기는 순수했으나 결국 돈은 상인들이 벌었다. 이러한 결과는 다마고도를 통해 보이차의 부를 창출할 수 있다는 확신을 상인들에게 심어주는 결과를 낳았다. 이에 더 없이 좋은 돈벌이를 놓칠 리 없을 상인들이 흥행만 된다면 어느 길이든 어느 곳이든 보이차를 말에 실고 ‘다마고도의 재현’이라는 명분을 달고 상혼을 발휘하는 현상이 벌어진 것이다.
금년만 해도 운남에서 3개의 각기 다른 다마고도의 재현이 이뤄질 예정이라고 한다. 흥행만 된다면 이벤트는 계속 이어질 것이다. 티베트를 거쳐 이탈리아의 로마로, 복건(福建)에서 바다 건너 타이완으로 그리고 북경과 북한을 건너 한국으로 온다는 계획도 있다고 한다. ‘다마수도(茶馬水道)’라는 명칭도 이제 멀지 않아 생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