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 대한 경험을 확장시키고 사고방식을 제시하는 철학동화. 덴마크의 작가 페르 예스페르센이 쓴 철학동화 모음집 <페르 예스페르센의 철학동화>가 발간됐다.
‘별똥별’ ‘삶이란 무엇일까’ ‘정의’ ‘마음’ ‘희망’ ‘풀밭’ ‘사실과 허구’등 17편의 철학동화는 현실과 환타지를 섞어 어른들 뿐아니라 어린이들과 함께 볼 수 있도록 했다. 책 뒷부분에는 ‘어린이와 함께 읽기 위한 도움말’을 수록해 어떻게 읽고 토론해야 하는지에 대한 전문적인 조언도 준다.
이 동화들이 유난히 인상적으로 다가오는 것은 깊이 있는 철학적 주제들을 짧고 단순한 이야기 속에 담아놓았기 때문이다. 독특한 발상과 진지한 생각이 듬뿍 담겨있다.
책의 일곱 번째 이야기 ‘대화’편을 보자.
“왜 어떤 사람은 잔인하고, 어떤 사람은 선할까? 어떤 사람은 검고, 어떤 사람은 하얄까?”
“무슨뜻이니”
“난 지금 차이에 대해 말하고 있어. 왜 차이라는 것이 존재하지?”
“설명해 줄수 있니”
“아니 그럴수 없어. 그냥 느낌일뿐이야.”
이 책에서 자주 등장하는 형식은 대화체이다. 작가는 대화형식의 글을 통해 주제에 대한 대립적인 생각을 효과적으로 보여준다. 하지만 어려운 논증은 없다. 보통의 철학서와 달리 지적인 수고도 많이 요구하지 않는다. 오히려 이성과 감성에 호소하여 철학적 주제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해준다.
페르 예스페르션의 철학동화
김유철 옮김
닥터필로스
98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