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법당에 좌복 5000채를 기증하기로 약정한 정억순 보살이 1월 24일 경북 칠곡 화랑선원에서 군종특별교구 상임자문위원 손양호 예비역 군법사와 50사단 이상무 군법사가 참석한 가운데 1차분 2500채의 기증식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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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정 보살이 기증한 좌복은 10톤 트럭 한대분으로 2월 7일 강원도 원주, 홍천, 인제 등으로 배송되어 각 부대 군법당에 전달될 예정이다.
정 보살이 군장병을 위한 좌복을 보시하겠다고 원력을 세운 것은 ‘조국이 있어야 내가 있고, 불법을 널리 알릴 수 있다’는 평소 소신과 열악한 군포교 현실이 안타까웠기 때문.
그래서 10년 전부터 솜을 모으고 경제적 여건이 허락하는 대로 양단지 등 재료를 모아왔다.
“나이가 들면 못할 것 같아 10년 전부터 재료를 모아왔습니다. 틈나는 대로 준비를 했지만 아직까지 부족한 것이 많네요. 부처님 앞에 서원을 세운 만큼 좌복 하나하나에 정성을 담아 제작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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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보살이 제작한 좌복은 군법사용, 장교용, 사병용 등 3종류. 각각의 좌복은 1KG 내외의 솜을 잘라 속지를 입히고 그 위에 여름에 사용할 수 있는 마지가 입혀져 있다. 마지 위에는 겨울에 사용할 수 있도록 고급 양장재로 싸여 있어 4계절 모두 사용할 수 있다.
일체의 제작 공정이 수작업으로 이루어지다보니 한 개를 만드는 데 걸리는 시간도 상당하다. 솜을 속지에 삽입할 크기로 잘라 하루를 재운 다음 속지 재봉을 한 이후 마지와 겨울용 양장재 제작을 해 속지를 삽입하는 과정을 거쳐야 좌복이 완성된다.
장교용 좌복에는 화랑이 말타는 모습과 ‘조국을 위한 길이라면 무엇이 두려울까 그래도 모자라면 이 몸도 던지라라’라는 문구가, 사병용에는 ‘조국을 위한다면 무엇인들 아까우리오!’라는 문구가 각각 수놓아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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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에 2~3일 자원봉사를 하고 있는 (사)새생명광명회 대표 김기원 전주산업대학교 명예교수는 “좌복 한 개 만드는데 얼마나 많은 정성이 들어가는지 모른다”며 “수천만원의 빚을 얻어 군법당에 좌복을 보내기 위해 헌신하는 정 보살의 모습에 절로 고개가 숙여진다”고 말했다.
정억순 보살은 그동안 소년소녀가장들에게 무료로 이불을 보시해 왔으며 화랑장학재단을 설립해 매년 장학금을 전달해오고 있다. 특히 남편이 세상을 떠났을때 3천만원어치의 초코파이를 구매해 군법당에 보시하는 것으로 49재를 대신하는 등 군포교에 남다른 열정을 보여왔다.
조계종 군종특별교구 손양호 상임자문위원은 “좌복 제작하는 과정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니 정 보살의 원력이 얼마나 큰지 알 것 같다”며 “이 좌복에 앉아 법회 보는 장병들의 모습을 생각하니 벌써부터 신이 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