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사가 발간한 <중국화엄사상사>는 전통적인 중국화엄의 중심사상에 대한 체계적인 이해뿐 아니라 송대이후 화엄사상과 다른 불교 사상과의 연관에 대한 검토에도 좋은 자료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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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 저자인 기무라 기요타카(동경대 문학부 명예교수)는 이 책에서 ‘화엄사상’과 ‘화엄교학’은 명확히 구분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화엄경>에 기초하여 그것을 근거로 형성된 사상일반을 ‘화엄사상’이라 이름하고, 그 위에 중국, 한국, 일본의 화엄종 사람들이 만들어낸 체계적인 사상을 ‘화엄교학’이라 분류한다.
즉 중국 화엄종의 계보에 속하지 않으면서 화엄경을 연구한 이통현의 사상은 화엄사상에, 그의 영향을 강하게 받았으면서 화엄종 제 4조에 열거된 징관의 사상은 ‘화엄교학’이라는 것이다.
책의 구성은 <중국화엄사상사>라는 제목에서 보여주듯 중국에 한점된 느낌이 있으나 실제로는 인도네시아 화엄사상까지 포괄할 정도로 서술범위가 넓다. 또 제 1장 화엄경전의 성립과 유포, 2장 화엄경의 번역과 연구, 3장 화엄경관의 전개, 4장 화엄교학의 형성, 5장 화엄교학의 대성, 6장 이통현의 화엄사상, 7장 화엄교학의 혁신, 8장 근세 화엄사상의 여러양상까지 다루고 있어 사상사라기 보다는 제요 혹은 요설로 볼 수 있을 정도다.
특히 제 8장 ‘근세 화엄사상의 여러양상’편은 화엄사상 가운데 특히 사상사(思想史)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생각하는 선연, 각원의 화엄사상과 원오극근, 만송 행수의 선과 화엄, 이지의 불교를 고찰한 성과가 돋보인다.
정병삼 교수(숙명여대 한국사학과)는 “이 책은 청파불교사상연구회 회원들이 중국불교와 한국불교 교학의 핵심을 이루는 화엄사상에 대한 이해를 위해 정리한 것”이라며 “면밀한 분석과 폭넓은 시야로 조명한 만큼 화엄사상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