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콩쿠르 단편문학상을 수상한 프랑스 문단의 기대주 올리비에 아당이 지은 단편소설 ‘한밤의 여자’에 나오는 한 대목이다. 눈이 펑펑 쏟아지는 거리에서 승객을 찾아 헤매는 택시기사는 아버지의 유골상자를 든 한 여인을 우연히 차에 태우고 그녀의 슬픔에 동참한다. 택시기사는 자신도 아버지의 유골을 파묻던 날을 떠올리며 감회에 젖고, 승객과 술을 마시며 하룻밤을 지샌다. 지속 불가능하다 할지라도 따듯한 관계를 가지는 순간만큼은 서로 행복하다는 것을 보여주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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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존주의로 한국문학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프랑스 문학의 전통을 이어갈 신예작가인 올비리에 아당의 단편 9편을 묶은 <겨울나기>가 샘터사 발간으로 나왔다. 아홉편의 주된 정서는 외롭고 나약하고, 소외된 현대인의 고독과 소통에의 희망을 말하고 있다.
겨울나기
함유선 옮김
샘터사|85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