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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조음 화두로 진흙소를 찾는다"
남녘의 섬, 사찰순례- 고흥 거금도(居金島) 송광암(松廣庵)
파도가 쉬면 모든 것이 비쳐 보인다. 우리네 마음도 쉬면 있는 그대로를 볼 수 있다. <화엄경>에서 설명하는 ‘해인삼매(海印三昧)’이다. ‘부처 마음’의 또 다른 표현이기도 하다.

한반도 서남 해안으로 2000여개의 섬이 자리해있다. 하나하나가 해인삼매 도량이다. 매월 한차례 해조음(海潮音)을 화두삼아 마음을 쉬러 함께 떠나보자. <편집자 주>

송광암을 가기위해서는 고흥 녹동항에서 배를 타야한다 거금도 금진 신평행 배가 30분간격으로 있다

첫 걸음은 ‘진리(金)가 자리한(居)’ 거금도이다. 금(金)은 부처님의 별칭이기도 하다. 그러니 부처님이 머물고 계시는 섬이다.

본격적인 구도길은 고흥의 끝자락 녹동항에서 시작된다. ‘저 언덕’은 생각보다 가깝다. 배에 오르는가 했더니 땅에 닿고, 대기해있던 버스도 두어 정거장 거리에서 내려야 한다.
송광암 초입에서 만나는 금강역사상

다시 금산 면소재지에서 적대봉 등산로를 따라 20분가량 산길을 오르면(1.5km) 조계종 21교구 송광사 말사 송광암에 다다른다.

송광암의 역사는 800년 전으로 올라간다. 고려 신종 3년(1209), 보조국사 지눌 스님이 사찰을 건립하기위해 화순 모후산에서 나무새 세 마리를 날렸다. 새들은 차례로 순천 송광사 국사전자리와 여수 금오도에 앉았다. 한 마리가 멀리 이곳까지 날아와 삼 송광이 창건됐다고 한다.

송광암의 연륜을 말해주는 고목

‘깨닫기는 쉬워도 지키기 어렵다’고 했던 지눌 스님. 스님은 이곳에서 바다를 바라보며 초발심을 지키고자 무던히 애를 썼을 터이다.
송광암의 명물 고목과 약수

그 후 암자는 성주괴공을 거듭하며 공부기운을 쌓았다. 오늘의 송광암은 1987년 당시 주지였던 원공 스님과 지역주민들이 9차 중창불사 회향으로 이루어졌다.
송광암 전경

경내에 들어서면 천년고목과 약수가 참배객을 맞이한다. 청운당 요사를 지나 주전각인 극락전에 오르면 멀리 남해바다와 적대봉이 한눈에 펼쳐보인다. 거금 팔경의 첫째인 송암모종(松庵暮鐘), 마르지 않는 감로약수, 반야대 낙조는 이곳이 그대로 정토세계임을 증명한다..
진흙소 선원

송광암 선방의 당호는 니우선원(泥牛禪院)이다. 주련에는 ‘바다 밑의 진흙 소는 달을 물고 달아나고(海底泥牛含月走)’로 시작하는 고봉선사의 게송이 새겨있다. 바다 위에 떠있는 선방치고 이보다 더 나은 문패가 어디 있겠는가.
송광암주와 수좌 한분만이 정진중인 송광암

지금도 ‘바다 밑으로 간 진흙 소’를 찾고자 승,속을 초월해 수행자들이 찾아오고 있다. 10여 년 전부터는 재가선방이 개설되어 여름, 겨울 수련회를 개최했다. 수련회는 최근 몇 년간 중단되었으나 두 달 전 새로 부임한 주지 덕경 스님이 ‘빠른 시일 내에 다시 개설하겠다’고 한다.

국내에서 10번째로 큰 거금도는 50여 km에 이르는 일주도로가 개설되어있어 섬을 돌며 다도해 진품을 감상 하는 것도 또 다른 감동이다.

* 송광암(주지 덕경): 061-843-8488
* 찾아가기: 고흥 녹동항에서 거금도 금진, 신평행 배(30분간격, 20분소요)- 마을버스로 면소재지-적대봉 등산로(20분).


이준엽 기자 | maha@buddhapia.com
2006-01-23 오전 6:2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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