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9. 7.19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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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못해도 이심전심"
한국농아인협회 표충사서 템플스테이
이심전심(以心傳心). 말없는 가운데 염화시중의 미소로 마음과 마음을 주고 받았던 부처님 당시의 교감이 청각장애인들의 마음속에 되살아나게 한 뜻깊은 템플스테이 행사가 열렸다.

표충사 주지 청운 스님과 함께 수화로 사랑해요를 소리없이 외치고 있다.


표충사(주지 청운)와 한국농아인협회(회장 변승일)가 1월 14일~15일 표충사에서 농아인들을 위한 템플스테이를 마련한 것이다. 표충사 주지 청운 스님의 장애인에 대한 각별한 관심과 한국농아인협회 부회장인 박상훈씨와 주지 스님과의 인연이 연결고리가 됐다. 한국농아인협회 차원에서 사찰을 찾아 템플스테이를 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템플스테이에 참가한 농아인들은 제1기 농아인 정치아카데미 수강생들로 각 지역 농아인협회 임원단들이 대부분이었다. 농아인들의 정치 참여나 사회전반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강좌로 마련된 정치아카데미 제5강으로 청운 스님의 ‘유구무언’ 강의와 ‘달마야 우리하고도 놀자’라는 제목의 표충사 템플스테이가 함께 진행됐다.

박물관을 둘러보며 호국성지 표충사와 사명대사의 정신을 배우고 있다.


60여 명에 가까운 이날 참가자 중 80%가 기독교 신자. 처음엔 어색해하거나 낯설어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정치, 경제, 문화, 종교 등 사회 활동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되었던 농아인들은 그만큼 불교를 접할 기회가 없었고 불교에 대한 오해도 많았다. 게다가 불교전문용어 통역이나 사찰 문화를 잘 아는 수화통역사도 드물어 의사소통에도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수련복을 입고 간단한 사찰 예절을 배운 뒤 사명대사의 호국 정신이 깃든 경내 이곳 저곳을 둘러보며 참가자들의 생각과 마음이 조금씩 변해갔다. 특히 앞서 들었던 청운 스님의 ‘유구무언’ 강의가 경내를 돌아보는 내내 새록 새록 마음에서 되살아난다.

‘물이 되고 바람이 되어 맑고 밝은 영혼으로 영겁의 시간속에서 살아가라’ ‘마음속의 모든 번뇌 망상 욕심을 버리고 만남의 소중함을 깨닫는 시간이 되라’
표충사 주지 청운 스님의 법문을 듣고 있다.


둘째 날, 2만 4천평에 이르는 대나무숲 길을 걸을때는 대나무숲에 불어오는 바람이 마음속 시름까지 시원하게 날려 버린다. 특히 다도, 참선, 발우공양 등 평소 접할 수 없었던 불교전통문화의 매력이 농아인들의 깊은 마음을 흔들어 깨웠다. 표충사 박물관을 둘러본 변승일(48) 한국농아인협회 회장은 “종교가 불교는 아니지만 불교에 대해 많이 알게 되었고 이해를 하게 됐다. 앞으로 불교가 청각장애인들에게 더 많은 관심을 가져 장애를 뛰어넘어 불교의 깊은 가르침을 이해하고 서로 마음을 나누는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수화로 소감을 밝혔다.

이번 템플스테이를 준비한 김상훈 한국농아인협회 부회장은 “듣고 말할 수는 없다 해도 세상과의 소통은 모든 생명체의 기본 욕구”라며 “처음으로 사찰을 찾아와 마음을 나누고 부처님의 미소를 만났으니 앞으로 다양한 통로를 통해 대화와 교류가 확대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표충사는 한국농아인협회와 연계, 불교인들이 불교전문용여 수화통역에 참여할 수 있도록 불교인들을 위한 수화교실를 표충사에서 열 방침이다. 수화교실 수료생들이 35만으로 추정되는 농아인구를 위해 전국 1700개 수화 센터에서 활동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하는 방안과 도심 포교당 수화 법회가 열릴 수 있도록 연계하는 등 농아인들에게 불교를 알리는 적극적인 포교 방안도 모색할 방침이다. (055)352-1070
천미희 기자 | gongsil@korea.com
2006-01-20 오후 4:3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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