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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품 경매 시장이 활성화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미술품경매 전문회사는 서울옥션과 K옥션의 양강구도이다. 1999년 설립된 서울옥션(www.seoulauction.com)은 화랑을 통한 미술품 판매가 대세였던 우리나라 미술계에 본격적인 미술품 경매를 도입했다. 다음달에는 100번 째 경매를 실시한다.
지난해 11월 출사표를 던진 K옥션(www.k-auction.com)은 갤러리 현대ㆍ학고재 등이 공동출자해 설립한 회사로 고가전략으로 경매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이렇듯 경매시장이 활성화되면서 국내 미술품경매에는 불화 고승진영 등 불교관련 작품들이 자주 등장해 불자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1월 18일 오후 5시 서울 사간동에서 열리는 K옥션의 두 번째 경매에서는 ‘감지금니묘법연화경 제5권’ ‘아미타불화’ 등 고미술품 63점과 백남준의 ‘TV를 보는 숙녀’ 등 해외미술품 20점, 박수근 천경자 이응노 화백 등의 근현대 미술품 42점 등 총 125점이 선보인다. (02)2287-3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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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떤 작품이 출품됐나?
이번 K옥션의 경매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작품은 4억~5억원의 추정가를 달고 나온 ‘감지금니묘법연화경 제5권’이다. 구마라집이 번역한 <묘법연화경> 제5권을 사경한 작품으로 13세기에 제작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첫 머리에 불경의 내용을 요약해 묘사한 변상도가 금니로 그려져 있고, 이어지는 경문도 금니로 쓴 고려시대 작품의 전형적인 양식인 1행 17자의 절첩본(折帖本)이다. 고려 통례의 해서체를 사용하고 있지만 기존 고려 사경과는 비교될 수 없을 만큼 구성이 완벽하고 단정하며 변상도 역시 뛰어난 회화성을 자랑한다.
국내 고려 사경 가운데 그 시기가 가장 올라갈 수 있다는 점에서도 가치를 높이 평가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K옥션 측이 낙찰가를 추정가의 2배 이상인 10억 원도 가능하다고 예측하는 이유도 작품의 뛰어남에서 기인한다.
‘감지금니묘법연화경 제5권’과 같이 고미술품 부문에 선보이는 작품은 조선 19세기에 제작된 ‘아미타불화’와 ‘월송당 계준 진영’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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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화 등 성보문화재들이 경매에 나오는 것과 관련 통도사 박물관장 범하 스님은 “불화가 경매에 나오는 것 자체에 대한 비판보다는 경매에 나온 성보들을 종단 차원에서 아니면 사찰이나 불자들이라도 나서서 구입해 모셔지도록 한다면 금상첨화일 것”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불교계 성보박물관들이 가치성 높은 소장 유물을 확보하기 위한 체계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은 계속돼 왔다. 조계종과 각 사찰의 성보박물관들은 경매현장의 활기를 성보박물관 업그레이드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지적에 귀기울일 때다.
최근 경매 시장은 근현대 미술품보다는 고미술품의 인기가 날로 높아가고 있다. 지난해 서울옥션의 여섯 차례에 걸친 경매에서 고미술품 분야는 평균 68%의 낙찰률을 보여 2004년 평균 57%보다 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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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현대 미술품 낙찰률이 평균 59%에 머무르고 있는데 비해 그 인기도를 짐작할 수 있다. 이렇게 고미술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예술성이 뛰어난 성보들이 경매시장에 나올 가능성도 많아지고 있어 그 어느 때보다 불자들과 불교계 관심이 필요한 시점이다.
고미술 부문에 이어 근현대 미술품 부문에서는 문자추상이라는 독자적인 작품세계를 전개한 고암 이응노 화백의 ‘문자추상’과 지팡이를 쥔 노승과 동자승이 있는 정감 넘치면서도 고아한 사찰 풍경을 담은 운보 김기창 화백의 ‘산사’ ‘십장생’, 불교에 심취해 삶과 자연의 합일을 화폭에 담았던 장욱진 화백의 ‘나무’ 등이 간결한 붓놀림을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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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술품 경매 어떻게 이루어지나
미술품 경매 초기에는 단순한 수화가 활용됐으나 이후 시대에 따라 많은 변화과정을 겪었다. 수화 이후에 나타난 것이 파들피딩이라는 판넬을 드는 방식이다. 최근에는 경매장소에 직접 참가하지 않고도 경매에 참여하는 전화경매가 일반화 되는 추세다. 인터넷을 이용하는 웹 경매도 서서히 시도되고 있다. K옥션과 서울옥션 등도 사이트를 통해 상시 경매 대상작들을 접할 수 있도록 서비스 하고 있다.
경매에 참여하는 방법은 공개응찰, 서면응찰, 전화응찰의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이때 공개응찰의 경우만 경매장에 직접 참가해 파들피딩 방식으로 경매가 진행된다. 서면응찰은 보조 경매사가 대신 응찰하고, 전화 응찰은 담당직원이 경매장에서 응찰자와 전화 통화를 하면서 대신 응찰하는 방식이다.
공개 서면 전화 응찰자가 동일한 가격으로 낙찰을 원할 경우 서면 공개 전화 응찰자 순으로 낙찰 우선순위가 주어진다. 서면 응찰자가 중복될 경우는 먼저 서면 응찰서를 제출한 응찰자에게 낙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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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외 유명 경매 어떤 것이 있나
미술품 경매에 있어서는 소더비와 크리스티가 양대 산맥이다. 경매회사는 유럽에 300여 개, 미국에 300여 개 등 모두 600여 개에 달하지만 소더비와 크리스티가 전체 경매 매출의 80%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그 규모를 짐작케 한다.
소더비는 1774년 런던에서 서적경매부터 시작한 경매의 원조이다. 런던과 뉴욕을 중심으로 전 세계에 80개소의 사무실을 가지고 있다. 소더비 보다 후발주자로 1764년 출발한 크리스티는 미술전문경매로 시작해 미술품 경매의 본가라는 명칭을 얻고 있다. 크리스티 역시 런던과 뉴욕을 거점으로 85개소의 지점을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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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경매 사상 최고가 낙찰 미술품은 2004년 5월 5일 뉴욕 소더비에서 판매된 피카소의 ‘파이프를 든 소년’으로 당시 1억416만8000달러(한화 약 1215억원)에 낙찰됐다. 한편 91년 크리스티경매에 출품된 14세기 고려불화는 22억원에 낙찰돼 당시 최고가를 기록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