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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권 기획 '차문화 자료집' 펴내는 용운 스님
초의미술관ㆍ차전시관 건립 및 초의선사 탄생지 성역화 작업도 박차
서해안 고속도로를 타고 한참을 달려가야 만날 수 있는 전남 무안의 초의선사 탄생지. 그곳에는 초의선사 탄생지 성역화 작업에 매진해 온 용운 스님(초의학술재단 이사장)이 있다.

1970년대부터 우리 차문화의 소중함을 역설하며 차 잡지와 서적 등을 펴내고 대중강의를 진행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펼쳐 온 스님은, 10여 년 전부터 외부활동을 자제한 채 초의선사 탄생지를 가꾸는 일에만 몰두하고 있다.

최근 완공을 앞둔 전남 무안군 초의선사 탄생지 내 초의선방.


최근 100권 기획의 <한국차문화자료집> 발간과 초의선원ㆍ초의미술관 건립, 초의선사 탄생문화제 준비 등으로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는 용운 스님을 1월 15일 만났다. 이날은 스님의 유일한 대외활동이라 할 수 있는 ‘차문화 강좌’가 열리는 날로, 한 달에 한 번 강의를 듣기 위해 달려오는 서울ㆍ경기지역 회원들을 만나는 날이다. 회원들을 맞이하는 스님의 반가운 얼굴 한편으로 피곤한 기색이 역력해 보였다.

“지난 30여 년간 수집한 차문화 관련 자료를 엮어 펴내는 <한국차문화자료집> 원고 작업 때문에 하루 종일 자료뭉치와 씨름하고 있습니다. 자료를 분류하고 입력하느라 매일 8~9시간씩 컴퓨터 앞에 앉아 있습니다.”

스님이 수집한 차 관련 자료를 망라하게 될 자료집은 1차 50권, 2차 50권으로 구성된다. 지난해 말 1~5권이 나온데 이어 이달 중으로 6~10권, 5월에 11~16권이 출간되는 등, 4~5년 안으로 100권을 완간한다는 계획이다.

공사가 진행 중인 초의선방 뒤편 요사채.


1차분 50권에는 <삼국유사> <삼국사기> <고려사> 등의 사서(史書)를 비롯해 문인ㆍ사대부들의 시문집에 나타나는 차 관련 문헌이 소개된다. 2차분 자료집에서는 스님들의 시문집과 비문(碑文), 유물 등에 나타나는 자료, 다구와 다례 등에 관한 내용도 담긴다.

“일반인들에게는 다소 어렵고 불필요한 자료로 보일지 모르지마, 차문화를 연구하는 사람들에게는 꼭 필요한 자료들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자료집을 통해 더 많은 차문화 연구가 이뤄지길 바랍니다.”

대화를 나누던 중 갑자기 요란한 소리가 귓등을 때린다. 요즘 한창 교육관 공사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야기는 자연스럽게 초의선사 탄생지 성역화 작업으로 옮겨갔다.

스님은 무안군과 함께 1997년 초의선사 생가터를 복원한 후 기념관, 명선관, 다성사 등을 건립하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해 왔다. 생가터가 위치한 삼향면 왕산리 일대 6만여 평을 ‘초의문화단지’로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무안군은 최근 7년에 걸쳐 ‘1단계 초의선사 현창사업’을 마무리한 후 ‘제2단계 장기종합개발계획’에 착수했다. 그 첫 결과물로 현재 교육관 공사가 마무리 단계에 들어섰으며, 올해 안으로 초의미술관 건립도 시작된다.

“5월까지 교육관과 요차새 등이 완공되면 주말마다 다도와 헌다의식, 참선 등 다양한 체험을 해볼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입니다.”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에는 초의선사 헌다의식이 열리고 행다법과 배래법 강의, 차음식 만들기 체험 등의 프로그램이 운영되는 한편, 시민선방 형태의 ‘초의선원’도 문을 연다. 템플스테이 형식으로 탄생지에 머물며 참선과 다도를 접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한국차문화자료집> 발간과 초의선사 탄생지 성역화 작업에 몰두하고 있는 용운 스님(초의학술재단 이사장)


“완공을 앞두고 있는 초의선원은 주춧돌 하나, 기둥 하나에도 초의 스님의 사상과 생애를 담으려고 노력했습니다. <동다송>의 내용을 새긴 글자문과 안쏠림 기둥 등의 독특한 공법은 이미 건축특허까지 받았습니다.”

하지만 이 같은 ‘초의문화단지’ 개발에 대한 비판적인 목소리도 있다. 검소하고 소박하게 살았던 초의 스님의 정신이 엄청난 규모의 문화단지로 인해 퇴색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초의문화단지’를 단순히 초의 스님의 생가 복원지로만 생각한다면 현재 건립되고 있는 역사문화체험관이 불필요해 보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곳은 우리나라 차문화의 중흥조인 초의선사의 정신을 계승하는 곳인 동시에 현대인들에게 차와 수행을 통한 휴식을 줄 수 있는 공간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다양한 체험관과 문화관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지난해 사단법인 초의학술문화원을 초의학술재단으로 명칭을 변경한 후, 문화제 집행과 성역화작업 등을 중심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스님은 “초의선사 탄생지 성역화 작업은 혼자만의 원력이나 노력으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많은 회원들과 무안군, 정부 등의 적극적인 협조가 있었기에 가능했다”며 “종교를 떠나 우리나라 차문화를 중흥시킨 초의선사의 사상과 숭고한 정신을 계승할 수 있는 곳으로 만들어 나가겠다”는 다짐을 밝혔다.

초의선사 현창사업의 방향타이자 차문화 자료 구축의 디딤돌이 될 용운 스님의 행보에 많은 차인들의 기대와 궁금증이 머무는 이유다.

여수령 기자 | snoopy@buddhapia.com
2006-01-21 오후 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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