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음식은 푸짐해야 제 맛이지.”
하지만 이젠 달라졌다. 한상 가득 차려내야 ‘명절음식답다’고 여겼던 과거와 달리 ‘필요한 양만큼만 만들어 알뜰하게 먹자’는 운동이 일고 있다. 자원과 경제의 낭비를 막고 환경오염을 줄이자는 뜻에서다. 지난해 140여만 명의 동참서약자를 이끌어낸 사단법인 에코붓다(대표 유정길)의 ‘빈그릇 운동’이 음식물쓰레기를 남기지 않는 환경친화적인 생활양식에 대한 공감을 이끌어냈다면, 이번 명절에는 음식물쓰레기를 줄일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실천해 볼 때다. 환경부와 사단법인 생활환경운동여성단체연합의 도움말로 명절음식의 계획적인 재료구입과 조리법을 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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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료구입
음식물쓰레기를 줄이기 위한 첫 단계는 계획적인 식품구매에서 시작된다.
흔히 명절음식이라고 하면 넉넉히 준비해야 한다는 생각에 필요 이상으로 재료를 구입하는 경우가 많다. 재료구입 전에 차례상에 올릴 음식과 가족들이 나눠 먹을 음식을 구분해 준비할 음식목록을 정확히 작성한다. 그리고 설 연휴 기간에 몇 명의 친척이 모이고 어느 정도의 손님이 예상되는지 꼼꼼하게 따져본 후 음식의 양을 결정해 구입해야 할 재료목록을 만든다. 준비할 음식이 많지 않다면 대용량 포장 대신 소량 포장된 재료를 선택해야 버릴 음식물쓰레기 양도 줄어든다. 관례적으로 해오던 양을 눈대중으로 짐작해 준비한다면 명절 연휴기간 동안 똑같은 음식만 먹어야 하는 일이 생기기도 한다.
▷ 조리할 때
재료를 온전히 써서 요리하는 것이 음식물쓰레기 줄이기의 핵심이다. 감자, 당근 등의 야채는 가급적이면 껍질을 벗기지 않고 통째로 조리한다. 유기농산물을 구입하면 좋겠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라면 식초에 담가 놓거나 소금으로 문질러 씻으면 농약 걱정을 덜 수 있다.
차례상 음식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과일도 깨끗이 씻은 후 껍질째 먹는다. 과일은 껍질과 씨에 영양분이 듬뿍 들어 있는데, 특히 과일껍질의 섬유질에는 오염물질을 흡착하여 제거하는 해독기능과 생리활성을 가지고 있는 비타민, 미네랄, 바이오플라보노이드와 같은 영양 성분이 풍부하다.
탕국 등의 국물 음식을 만들 때는 적절한 크기의 용기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조리양보다 지나치게 큰 냄비를 사용할 경우 식사량과 관계없이 냄비 크기에 맞춰 조리하게 돼 남겨지는 국물이 양이 많아진다.
요리를 약간 싱겁게 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양념을 적게 쓰면 염분섭취를 줄여줄 뿐만 아니라, 음식이 남아 다른 요리로 만들고 싶을 때 활용할 수 있는 방법도 많아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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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차림 및 식사
가족 식사나 손님 상차림에는 적절한 그릇에 약간 모자란 듯 음식을 담아낸다. 필요 이상으로 푸짐하게 음식을 담으면 남은 음식을 버리게 되는 경우가 많다. 음식을 먹을 때도 개인 접시에 적절한 양만 덜어 남기지 않고 먹는다.
또한 먹을거리가 많은 명절일수록 간식이나 불규칙한 식사시간으로 영양을 과다하게 섭취하는 경우가 많다. 떡이나 식혜, 부침개 등 각종 명절 음식에는 생각 이상으로 열량 콜레스테롤이 높으므로 식사시간을 정확히 지키고 섭취량도 조절해야 건강한 명절을 보낼 수 있다.
▷ 남은 음식 이렇게
음식을 만들고 남은 재료는 즉시 1회에 사용할 분량으로 손질해 나눈 후 냉장고에 보관한다. 번거롭다는 이유로 재료를 실온에 방치하면 상하거나 변질돼 버려야할 양이 늘어난다. 투명용기에 재료의 내용물의 이름을 써 붙여 정리하면 다음에 활용할 때 쉽게 찾을 수 있다.
조리한 음식이 많이 남았을 때는 푸드뱅크(www.foodbank1377.org)에 기증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국번 없이 1377번을 누르면 지역에서 가까운 푸드뱅크와 연결된다. 단, 남은 음식은 가급적 빨리 기증해야 활용이 가능하다.
산적과 나물, 전 등을 새로운 음식으로 재가공하면 음식물쓰레기도 줄이고 색다른 맛도 즐길 수 있다.
# 영양주먹밥
재료: 산적 100g, 나물(도라지, 시금치, 고사리 등) 150g, 당근 30g, 밥 3공기, 참기름 1큰술, 통깨 1큰술, 식용유 2큰술
1. 산적은 곱게 다지고 나물과 당근은 잘게 썬다.
2. 팬을 달군 후 식용유를 두르고 당근을 볶다가 산적과 다진 나물을 넣어 살짝 볶아낸다.
3. 뜨거운 밥에 볶은 재료를 넣고 소금으로 간을 맞추고 참기름을 넣어 섞는다. 이때 산적과 나물에 간이 되어 있으므로 소금간을 맞출 때 주의한다.
4. 밥을 한입 크기의 완자로 빚어 통깨를 뿌려낸다.
# 모듬전 매운볶음
호박전 등 각종 전 200g, 대파 1대, 붉은고추 1개, 마늘 2쪽, 생강 1쪽, 풋고추 1개, 통깨 약간, 식용유, 매운소스(간장 2큰술, 고추장 1큰술, 맛술 1큰술, 물엿 1큰술, 물 4큰술)
1. 남은 전은 팬이나 오븐 등을 이용해 따뜻하게 덥힌다.
2. 대파는 4cm 길이로 채썰고 붉은고추, 풋고추도 반을 갈라 씨를 털고 짧게 채썬다.
3. 마늘, 생강도 채썬다. 매운소스는 혼합해 놓는다.
4. 팬에 식용유를 두르고 마늘, 생강을 볶아 향을 낸 후 대파, 붉은고추, 풋고추를 넣어 볶는다.
5. 4에 혼합한 매운소스를 넣어 한번 끓여 전 위에 끼얹어 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