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고려의 국가 불교의례와 문화>라는 책을 펴낸 안지원(서울산업대 교양학부) 겸임교수는 “태조 왕건이 후삼국 통일 후 지역에 관계없이 민심에 밀착된 불교를 공통분모로 결속을 강화하기 위한 문화정책에 기인한다”고 말한다.
즉 고려 태조 왕건이 후손들에게 반드시 준수하도록 유훈(遺訓)으로 남긴 ‘훈요십조’에 연등회와 팔관회를 국가적인 차원에서 정례화 할 것을 명시했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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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교수는 연등회와 팔관회가 추수감사제와 같은 농경의례의 성격과 역사성이 있는 토속적인 측면들이 포용되고 다양한 문화행사들로 기획되어 모든 계층이 즐길 수 있는 축제형식이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들 행사는 단순한 축제로 그치지 않고 의례절차 속에 국왕을 정점으로 한 일원적 지배질서를 상징적으로 구현함으로써 고려왕실의 권위도 높이고, 국왕을 중심으로 결속력을 강화하는데 공헌하는 반대급부도 노렸음을 이책은 밝힌다.
안지원 교수는 “연등회와 팔관회는 고려의 정치 사회적 변화와 궤도를 같이하여 고려문화의 제 양상을 반영하고 변화하면서 고려와 함께했다”며 “이 행사들은 고려의 기층문화가 되었고 조선이 전면적으로 부정하였으나 오늘날까지 우리의 전통으로 계승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려의 국가 불교의례와 문화
안지원 지음
1만6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