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소년ㆍ소녀 가장으로 여느 아이들과 다른 청소년기를 보내고 있는 아이들이 범어사에 모였다.
10일~11일 범어사 휴휴정사에서 열린 소년소녀가장을 위한 템플스테이에 참가한 중고등학생들이다. ‘어둡고 위축돼 있겠지’하고 짐짓 섣부른 짐작을 하는 것은 금물이다. 아이들은 저마다의 성격대로 구김살 없는 웃음을 보이거나, 수줍어 하며 낯선 사찰 문화를 익혀 가기 시작했다.
수련복을 입고 사찰예절교육, 사찰 안내를 받을때만 해도 어색함을 감추지 못하던 아이들은 삼삼오오 둘러앉아 연등을 만들기 시작하자 연잎 빛깔처럼 환한 미소가 피어난다. 분홍빛, 붉은 빛, 초록빛 연잎을 빚는 아이들의 손놀림은 서툴렀지만 한잎 한잎 연잎을 빚으며 절은 어떤 곳인지, 연등은 왜 만드는지, 부처님은 어떤 분인지 끝도 없는 의문이 뭉게 뭉게 피어오른다. 알고 싶다. 그래서 차담을 나누는 시간에 스님에게 질문도 많이 했다.
| ||||
아이들이 특히 재미있어 한 시간은 스님과 함께 한 윷놀이. 저녁 시간에 함께 한 윷놀이에서 아이들은 윷판위에 ‘희망’을 던져 올렸다. 환호성도 터지고, 안타까운 탄성도 질러가며 범어사의 밤은 깊어가고 있었다.
| ||||
둘째날인 11일에는 금정산의 최고봉인 고당봉 산행이 진행됐다. 힘겨운 산행이었지만 고당봉에 올라 내려다본 전경은 가슴을 확 틔어주었다. 연수국장 혜수 스님은 “누구나 금정산을 오르지만 고당봉을 오르기는 쉽지 않다. 아이들이 힘든 시간을 견디고 정상에 올라 느끼는 성취감과 자신감을 갖게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산행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 ||||
또한 스님은 “절에 와서 하룻밤을 보내는 것 자체가 아이들에겐 추억이며 앞으로 힘들때마다 스스로 희망을 만들어갈 수 있는 계기를 주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소년소녀가장을 위한 템플스테이는 14일~ 15일 한차례 더 열리고 회향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