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4.1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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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도 학생들처럼 좀 더 가까이 좀 더 즐겁게…
파라미타 지도자 기본과정 직무연수 현장
신뢰감과 협동심을 강화시키기 위한 게임.


“자, 두 명씩 서로 마주보세요.”
1월 10일 서울 봉은사 선불당. 선재이벤트 이성훈 대표(41)의 말에 따라 주황색 수련복을 입은 30명이 주위 사람들과 짝을 이루기 시작한다. 같은 성(性)끼리 짝이 된 사람들도 있지만 다른 성끼리 짝이 된 사람들은 조금 어색한 듯 멋쩍은 웃음을 흘리기도 한다.

“이제 짝의 손을 잡고 상대방의 장점에 대해 칭찬해보세요.”
한 사람이 상대방의 얼굴을 똑바로 쳐다보며 “참 잘생기셨네요”라고 말하자 이내 “나이보다 훨씬 젊어 보이세요”라는 화답이 돌아온다.
칭찬에 수줍게 얼굴을 붉히는 사람, 파안대소를 하는 사람. 어색함은 멀찌감치 사라져버리고 선불당은 환환 웃음으로 가득 차기 시작한다.

강의를 경청중인 선생님들. 방학중에도 불구하고 청소년 포교를 위해 전국에서 모였다.


▶전국서 교사 30명 청소년 포교 위해 모여

파라미타청소년협회(회장 원택, 이하 파라미타)가 1월 9일부터 12일까지 봉은사에서 지도자 기본과정 직무연수를 진행했다. 청소년 포교 활성화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지도자의 체계적인 육성과 관리가 중요하다는 판단 아래, 지도자를 3단계(기본, 전문, 최고과정)로 구분하고 각각의 단계에 맞는 연수를 처음 실시한 것이다.
전국에서 모인 30명의 유치원ㆍ중ㆍ고등학교 선생님들은 원철 스님(조계종 포교원 신도국장)의 ‘인성과 전통문화 교육을 위한 종교의 역할’ 강의와 청소년 상담론, 청소년 명상수련, 청소년 육성 프로그램 및 지도안 작성 등의 프로그램을 직접 체험했다.
특히 10일 열린 ‘친교활동프로그램’ 강의는 청소년들과의 거리감을 좁혀주고 그들의 눈높이에서 바라볼 수 있게 한다는 점에서 열기가 높았다.

눈높이 포교를 위해 잠시 동심의 세계에 빠져 들었다.


▶동심의 세계 직접 체험

“푸른 하늘 은하수~.”
머리가 희끗희끗한 중년의 남자들이 동요에 맞춰 손바닥을 부딪친다. 학교에서는 호랑이 선생님일지 몰라도 여기서는 말 잘 듣는 학생일 뿐이다. 잠시 동심의 세계에 빠져들어 본다.
“눈높이가 중요하다고 하죠? 말로만 눈높이가 중요하다고 할 게 아니라 어린이나 청소년들의 게임을 직접 해봐야 진짜 눈높이가 됩니다. 다시 상대방의 손을 잡아 보세요.” 이성훈 대표의 주문에 따라 선생님들은 마주보며 손잡고 일어서기를 시도했다. 그러나 여기저기서 쿵쿵거리는 소리가 잇달아 들렸다. 균형을 맞추지 않으면 어느 한쪽으로 쉽게 무너지기 때문이다.
“이 게임은 서로간의 신뢰감과 협동심을 강화시켜 줍니다. ‘왕따’가 사회문제로 부각되는 요즈음 필요한 놀이라고 할 수 있겠죠.”
네가 있어야 내가 있듯, 너의 도움이 있어야 내가 바로 설 수 있다는 교훈을 청소년들에게 자연스럽게 가르쳐줄 수 있는 게임이다. 어느 한 조가 여러 차례 실패한 뒤 성공하자 박수가 터져 나왔다.

연수는 강의와 체험 등 다양하게 진행됐다.


▶학생들 가르쳐줄 생각에 마냥 즐겁기만

신호승(인천 정석항공공업고등학교·54) 선생님의 이마에 땀이 송글송글 맺혀 있다. 하지만 힘든 표정은 아니다. 연수에서 배운 것들을 학생들에게 가르쳐줄 생각에 마냥 즐겁기만 하기 때문이다.
그는 2003년 호주머니를 털어 지부조차 없는 인천에 최초로 파라미타 분회를 설립했다. 설립 당시 학교에서는 종교 동아리라는 이유로 허락하지 않았다. 그는 다른 종교와의 형평성을 들며 항의했고 결국 이뤄냈다. 하지만 더 많은 분회를 만든 뒤 지회와 지부를 설립하기 위해선 아직 걸음이 바쁘다.
오미순(서전주중학교·45) 선생님도 아이들과 좀 더 가까워지기 위해 연수에 참가했다. 효과적인 포교를 위해선 어떤 방법으로 접근할 것인가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특히 민감한 청소년기에 선생님의 한마디가 그 아이의 인생을 좌우할 수도 있어 더욱 조심스럽다. 그러기에 그는 파라미타에서 진행하는 모든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프로그램개발 등 과제 많아

파라미타는 현재 전국 시도에 10개 지부와 15개 지회가 설립돼 있고, 350여개의 분회, 2만여 명의 회원이 있지만 다른 종교에 비해 만족할만한 모습은 아니다.
김애숙(울산 문수고등학교ㆍ53) 선생님은 “청소년 포교가 활성화되기 위해선 먼저 어린이 법회가 활성화돼야 한다”고 지적하고 “청소년 대상 프로그램 또한 시대에 뒤떨어져서는 안된다”고 조언했다.
파라미타 사무국의 조한곤(38) 과장 또한 “종단과 포교원 및 산하단체와 연계 없는 활동은 어렵다”며 “교사불자연합회나 교수불자연합회, 한국대학생불교연합회, 포교사단 등과의 연계를 통해 다양한 프로그램 개발 및 지도자 수급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기본과정을 이수한 선생님들은 2007년 1월 전문과정을 거쳐 2008년 1월 최고과정을 이수할 수 있다. 또 2007년부터는 각 지부에서도 기본과정을 개설할 수 있어 보다 많은 교육 기회가 부여된다. 파라미타는 최고과정을 이수한 선생님들에게 강사 자격증을 주는 등의 계획도 수립하고 있다.
글=남동우·사진=박재완 기자 | dwnam@buddhapia.com
2006-01-14 오후 5:3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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