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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집안 공기마저 안전하지 못하다. 카펫이나 마루 바닥재, 마감재, 쓰레기봉투와 종이타월에서조차 포름알데히드를 비롯한 화학물질이 발생되고, 이 물질은 실내공기를 오염시켜 천식이나 알레르기 등을 유발ㆍ악화시킨다는 보고가 잇따르고 있다. 추운 날씨 탓에 환기를 소홀히 하는 겨울철은 실내오염이 여름철에 비해 최고 25배까지 올라간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하지만 공기청정기를 들이자니 한 대에 80~90만원이 넘는 가격이 만만치 않다.
이럴 땐 자연으로 눈을 돌려보자. 해결책은 의외로 작은 화분 하나에서 찾을 수 있다. 기능성 식물 하나가 집안 악취와 유해물질을 제거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화훼농협의 도움말로 집안 공간별로 놓아두면 좋을 식물을 알아본다. 대부분의 식물은 화훼단지나 인터넷 홈페이지 등에서 2000~5000원 선에 구입할 수 있으며, 인도고무나무나 산세비에리아 등은 화분을 포함해 2~4만 원 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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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관
집안의 첫인상을 결정짓는 현관. 하지만 신발장 빼곡히 놓인 신발과 환기부족으로 인해 냄새가 쉽게 빠지지 않는 곳이기도 하다. 신발장 위에 실내 미세분진과 포름알데히드 제거에 효과적인 인도고무나무를 놓아보자. 인도고무나무는 햇빛이 부족하거나 온도가 낮은 장소에서도 잘 자랄 뿐 아니라 정기적으로 젖은 수건으로 잎을 닦아주기만 하면 될 만큼 키우기도 쉬우므로 현관에 두기에 적합하다. 공기정화기능이 탁월한 안스리움이나 악취제거에 좋은 샤포닌 등도 현관에서 키우기에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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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실
가족구성원이 모여 많아 TV를 시청하거나 담소를 나누는 등 많은 시간을 보내는 거실에는 빛이 적어도 잘 자라고 포름알데히드나 이산화황, 이산화질소 등 새집증후군을 일으킬 수 있는 실내 휘발성물질을 제거하는 나무가 적합하다.
요즘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산세비에리아는 발암물질을 제거하는 등 공기정화효과가 높다. 특히 다른 식물과 달리 밤에도 산소를 발생하고 이산화탄소를 제거하며, 음이온이 다른 식물에 비해 월등히 많이 방출돼 ‘음이온 식물’이라 불리기도 한다. 생명력이 강해 기르는 데도 부담이 없다.
보스턴 고사리는 마감재 등 합성수지에서 방출되는 포름알데히드를 제거하는 능력이 탁월해 새집에 들어갔을 때 눈과 목이 따갑고 통증을 느끼는 증상을 감소시켜주는 효과를 가지고 있다.
잎이 많고 모양이 수려한 벤자민고무나무는 공기 정화 효과도 크고 난방기의 불완전 연소된 이산화황과 이산화질소를 흡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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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방
요리 시 일산화탄소와 이산화황, 이산화질소가 많이 발생하는 주방에는 이를 효과적으로 제거해줄 수 있는 식물이 필수다.
거베라는 쓰레기봉투나 종이타월 같은 주방제품에서 많이 발생하는 포름알데히드 정화능력이 우수하다. 아이비를 거실과 주방의 경계선에 두면 요리과정 중에 불완전 연소 된 이산화황 등의 오염물질을 흡수하게 한다. 또한 덩굴이어서 벽을 타고 자라 인테리어 효과도 낼 수 있다. 부엌 요리 시 발생하는 음식냄새를 제거해 주는 효과가 큰 파타리필름은 크기에 비해 증산작용이 뛰어나 건조한 실내의 습도를 높이는데 도움을 준다.
이 밖에 이산화질소, 이산화황을 감소시키고 음식 냄새를 없애는 스킨답서스, 산호수, 벤자민 고무나무도 어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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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실
냄새가 많이 나고 습도가 높은 욕실에는 암모니아 가스를 제거하고 냄새를 흡수하는 식물을 둔다. 특히 빛이 많지 않은 실내에서 잘 자라는 관음죽은 암모니아 제거 효과가 탁월하고 퀘퀘한 냄새를 제거하는데 도움이 된다. 또한 해충에 강하며 빛이 많지 않은 실내에서도 잘 자란다.
일정 온도만 유지하면 하얀 꽃대가 일 년 내내 올라오는 스파티필름은 공기정화능력이 탁월하고 알코올, 아세톤, 트리클로로틸렌, 벤젠 등을 제거하는데 효과적인 식물이므로 통풍이 잘 안 되는 화장실에 두기에 적합하다.
이 밖에 실내 환경 연출로도 적합한 안스리움과 포름알데히드 제거에 탁월한 네프롤레피스ㆍ싱고니움ㆍ테이블야자, 일산화탄소 제거에 좋은 트리안, 악취제거에 좋은 팔손이ㆍ스파티필름 등이 좋다.
단, 욕실에 둔 화분에 비눗물이나 뜨거운 물이 닿지 않도록 주의하고, 정기적인 물주기 외에 필요 이상으로 물이 주어지지 않는지 살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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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실
편안한 잠자리를 위해 침실에는 향이 자극적이거나 꽃이 크고 화려한 식물, 넝쿨식물은 피한다. 또한 벽지와 카펫의 유독물질을 흡수하고 담배냄새를 제거하는 식물을 두는 것이 좋다.
뛰어난 공기정화능력으로 새집증후군을 막아주는 아글라오네마, 담배연기 제거에 탁월한 보스톤이나 네프로네피스 등이 침실에 두기 적합하다. 은은한 분위기를 내는 동양란도 좋다. 특히 산소 및 이산화탄소 밸런스 조절하는 선인장과 호접란은 밤에 산소를 공급하는 공기정화기능을 하여 편안한 잠자리를 유도한다.
▷자녀방
자녀의 학습과 휴식, 놀이 등 다양한 활동이 이루어지는 자녀방. 책이나 책상에서 나오는 화학물질을 제거하는데 도움이 되는 팔손이나무는 어떨까? 이국적인 모습 때문에 외국에서 들어온 식물로 알고 있지만, 우리나라 자생식물로 음이온 방출이 많이 돼 학습능력을 도와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컴퓨터가 있다면 전자파 차단을 도와주고 음이온을 방출하는 산세비에리아와 필로덴드로 등을 놓아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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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기정화식물은 어떻게 새집증후군을 없앨까?
NASA(미항공우주국)에서는 1980년대부터 ‘에코플랜트(eco-friendly house plants, 실내에서 적응을 잘하고 인간에게 유해한 물질을 정화시켜주는 식물)’에 관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이 연구에 따르면 산세비에리아와 아카야자 등 공기정화식물은 광합성 작용을 하면서 이산화탄소만 흡수하는 것이 아니라 공기 중 오염 물질도 빨아들여 분해한다. 모든 식물은 광합성을 할 때 잎 뒷면의 기공을 통해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물과 산소를 배출한다. 이때 식물은 공기 중의 오염 물질도 흡수하는데, 이 물질들이 식물의 뿌리로 내려가면 미생물이 분해해 제거하는 것이다. 식물 가운데 오염 물질을 정화하는 효과가 큰 식물을 공기정화식물이라고 한다.
국내에서는 한양대-인천대 공동연구팀이 공기정화식물에 관한 연구를 진행한 바 있다. 이 연구결과에 따르면 식물이 차지하는 부피가 클수록 공기정화 효과도 크며, 양지에 화분을 집중해서 배치하는 것이 음지에 놓거나 각각 떨어뜨려 배치할 때보다 효과가 더 큰 것으로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