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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속 신돈 VS 역사 속 신돈
개혁가인가 요승인가



고려 말 혼란기를 틈타 왕권에 도전하고 왕의 판단력을 흐린 요승으로 평가돼 왔던 ‘신돈’. 최근 MBC-TV의 특별기획드라마 ‘신돈’을 통해 개혁가로 대중적인 이미지 변신을 하고 있다.

드라마 속 신돈은 현실적인 고통에 빠진 백성들을 목탁이나 불경이 아닌 바른 정치를 통해 구원하고자 하는 개혁가의 모습이 강하다.

드라마 신돈의 책임 프로듀서인 MBC 드라마국 정운현 부국장은 “기획 단계에서부터 신돈 캐릭터는 개혁가의 이미지와 정치적인 야망을 강조했다”며 “과거 일반에 회자됐던 요승ㆍ괴승이라는 이미지보다는 원나라의 지배를 받던 고려에서 자주적이고 개혁적인 정치사상가의 면모를 부각시키고자 한다”고 신돈 캐릭터를 정의했다.

또한 정 부국장은 드라마의 초반 신돈의 무술장면 등으로 초인적인 능력을 과시했던 것은 극에 재미를 불어넣고 신돈의 독특한 이미지를 살리기 위해 드라마적인 장치로써 활용했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드라마 속 신돈과 달리 역사 속 신돈은 요승의 이미지가 더 강하다. <고려사>나 제문집류의 기록을 찾아보면 ‘신돈은 술을 마시고 고기를 먹으며 간통을 일삼았기 때문에 당대에도 용승(庸僧) 요승(妖僧) 신승(神僧), 늙은 여우의 요정이라고 불리고 있다’는 식의 비난 일색이다.

과연 그는 요승인가. 이에 대해 황인규 교수(동국대 역사교육과)는 신돈이 환속하기 전 화엄종의 고승으로서 현세를 구원하려 했으며 민중들로부터 성인이나 ‘문수보살의 후신’이라고 칭송됐음을 상기시킨다.

천출이었던 신돈은 고려시대 권문세족 중심의 불교계에서 배척당하는 미미한 존재였다. 그러한 그가 개혁을 주도하면서 기득권 세력과 대치하다가 모반죄로 처형당한 이후 다시 득세한 기득권 세력에 의해 역사적으로 매도당했을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

문화비평가 김헌식씨는 “최근 역사학계에서는 요승이라는 부정적인 이미지를 많이 걷어내고 개혁가로서 재조명되고 있다”며 “드라마 신돈에서는 불교적인 시각에서 바라보는 신돈 캐릭터 창출은 조금 부족하지만 최근 학계의 움직임을 적극적으로 반영해 유교적 관점에서 폄하됐던 신돈에 대한 나쁜 인식을 걷어내는 긍정적인 효과를 드러냈다”고 평가했다.
강지연 기자 | jygang@buddhapia.com
2006-01-10 오전 10:3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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