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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차 시장, 이렇게 이용하세요
<중국차의 이해> 펴낸 김경우 명가원 대표



중국에서 가장 큰 차 전문 도매시장인 북경 마련도(馬蓮道)시장. 사진제공=<중국차의 이해>(월간 다도)
그 지역 사람들의 삶과 문화가 고스란히 드러나는 시장. 차 소비층이 두터운 중국에서는 차를 사고파는 전문 차시장이 활성화되어 있다. 차시장에서는 다양한 차와 다기가 팔리는 것은 물론, 차에 관한 온갖 정보가 오고간다. 최근 <중국차의 이해>를 펴낸 김경우 명가원 대표(38)에게 중국 차시장 풍경과 이용 노하우를 들어본다.


중국에서 가장 큰 차 전문 도매시장, 북경 마련도(馬蓮道)시장

북경 수도 공항에서 서남쪽으로 약 60㎞ 떨어진 곳에 있는 마련도시장은 중국에서도 가장 규모가 큰 차 전문 도매시장이다. 도로 양쪽으로 난 2㎞ 정도의 거리에 차와 다구를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가게들이 줄지어 있다. 차성시장과 경마차성시장, 북경차엽총공사차엽시장, 경정차엽비발시장, 경민차성시장 등 단독으로 시장이 형성된 건물도 있다.

이 중 1천~1천5백 여개 정도의 점포가 영업하고 있는 차성시장에는 관광객이나 일반 소매 손님들이, 도매영업을 주로 하는 경마차성시장에는 개인 손님은 물론 차상(茶商)들이 많이 찾는다.

벼룩시장에서 옛 차도구를 찾는 재미를 느낄 수 있는 북경 반가원(潘家園)시장. 사진제공=<중국차의 이해>
마련도시장은 중국의 차산업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곳으로, 판매되는 상품도 각양각색이다. 화차(花茶)와 죽엽차(竹葉茶), 야생 고정차, 철관음, 홍차 등 그 종류만도 몇 백 가지가 넘는다. 하지만 차에 관한 지식이 부족한 사람이라면, 보이차보다는 맛과 향이 맑은 청차를 권한다. 차에 대한 전문 지식이 있어야 속지 않고 살 수 있는 보이차와 달리 청차 종류는 마른 찻잎의 색이 밝고 윤택한지, 향이 신선한지 등을 꼼꼼히 살피면 좋은 차를 선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근(약 500g)당 5백~8백 위안(약 7~11만원) 선이면 상등품을 구입할 수 있다.



벼룩시장에서 옛 차도구를 찾는 재미, 북경 반가원(潘家園)시장

북경 수도 공항에서 동남쪽으로 30㎞ 정도 떨어져 있다.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에 시장이 형성되며, 중국에서 가장 규모가 큰 벼룩시장으로 알려져 있다. 2003년 이후 현대식 건물이 들어서 관광 명소로 탈바꿈했으며, 상점 및 노점 판매대가 약 3천여 군데 설치돼 있다. 판매되는 물품도 불상과 도자기, 고서화 및 중고 서적 등 다양하다.

노점 판매대에서는 주로 차 마시는 필요한 소품류 등이 판매되고 있다. 처음엔 아주 높은 가격을 요구하므로 바로 물건을 구입하지 말고 시장을 한 바퀴 구경한 후 다시 흥정해 구입하는 것이 속지 않고 살 수 있는 요령이다.

간혹 제법 오래 되었을 법한 천목다완도 눈에 띄고, 고서화를 판매하는 곳에서는 차인들이 좋아하는 차 관련 소재의 그림을 만날 수도 있다.



보이차 전문점이 많은 광주 방촌(方村)시장

나날이 변화ㆍ확장되어 가고 있는 방촌시장은 광주 백운 공항에서 약 50㎞
보이차 전문점이 많은 광주 방촌(方村)시장. 사진제공=<중국차의 이해>
떨어진 곳에 있으며 자동차로 약 한 시간 정도 이동해야 도착할 수 있다. 좌우 2㎞ 거리가 모두 차나 다구를 판매하는 전문 도매시장이다. 방촌시장은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도 꽤 많이 알려진 곳으로, 입구에 우리말로 ‘다우 여러분 환영합니다’란 간판이 걸려있다.

방촌시장에는 화차와 철관음, 봉황단총, 보이차에 이르기까지 차의 종류도 다양하고, 다도구 또한 자사호에서부터 목기로 만든 진열장이나 대나무로 만든 제품 등 없는 것이 없다. 특히 보이차를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곳이 많다. 보이차를 살 때는 오래된 보이차를 찾기보다 잡냄새가 많이 나지 않고 탕색이 맑은 것을 선택한다. 판매하는 사람의 말을 전적으로 믿기보다 자기 나름의 지식과 주관을 가지고 차를 구입해야 한다. 차 포장 재료도 많이 판매하므로 눈여겨 볼만 하다.

방촌시장에서 차와 다구를 살 때는 충분한 시간을 두고 흥정해야 한다. 서두르지 말고 느긋하게 가격을 흥정하고, 가벼운 마음으로 흥정 자체를 즐겨 본다면 물건을 구입하는 또 다른 재미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상해 지역 차 유통의 중심, 상해 구성(九星)시장

포동공항에서 홍교포동 방향으로 70㎞ 정도 떨어진 곳에 있다. 택시로 1시간 정도 거리에 위치한 이곳은 형성된 지 5년 정도 되는 신생 시장이다. 2백여 개의 가게들이 영업하고 있는 이곳은 마련도 시장이나 방촌 시장에 비해 규모는 작지만 상해 지역에서는 하나밖에 없는 차ㆍ다구 전문 도매시장이다. 이곳에는 대만 상인들이 많이 진출해 있어 대만에서 건너온 상품이 많다.

상해 지역 차 유통의 중심지인 상해 구성(九星)시장. 사진제공=<중국차의 이해>


차엽시장 입구에는 절강성이나 강소성 등에서 생산된 녹차를 판매하는 곳이 많다. 특히 맛이 순수하고 향이 좋은 안길백차를 눈여겨 볼만하다. 화차 종류가 많고 보이차나 육보차, 대만오룡차, 무이암차 등 다양한 차가 판매되고 있다. 다구로는 휴대용 스테인리스 차병이나 유리제품 차병을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가게를 흔히 볼 수 있다. 하지만 다른 시장에 비해 가격이 비교적 높게 형성되어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둔다.




<인터뷰>

서울 견지동에서 차와 다도구 전문점 명가원을 운영하고 있는 김경우 대표.
“차와 소비자를 연결하는 중간자 역할을 하다 보니, 차에 대한 정보를 물어보시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저 역시 아직 많이 부족하지만, 그동안 체험으로 얻은 정보를 공유함으로써 중국차에 대한 이해에 보탬이 되고자 책을 펴내게 됐습니다.”

서울 견지동에서 7년째 차ㆍ다구 전문점 ‘명가원’을 운영하고 있는 김경우 대표는 매월 2~3차례씩 중국과 대만을 오가며 얻은 정보를 담은 <중국차의 이해>를 펴냈다. 책에서는 중국차의 역사를 개괄한 후 벽란춘ㆍ육안과편ㆍ대만오룡차ㆍ보이차 등 명차(名茶)의 유래와 제다과정, 자사호 감상과 구입요령, 차시장 및 다관, 중국차 우리는 법 등을 사진과 함께 소개하고 있다. 그야말로 중국차를 이해하는 길라잡이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우리나라의 차시장이 커진 만큼 이제 우리나라와 중국의 차시장은 독립적으로 존재하지 않는습니다. 차 소비자와 판매자들이 중국차와 유통 흐름을 제대로 이해할 때 올바른 차문화가 형성될 수 있을 것입니다.”

최근 우리나라 차 유통문화 발전을 위한 차유통협회(회장 이진수) 발족에 앞장서기도 한 그는 오는 3월 인사동에서 자사호 작가 초청 전시회를 개최하는 등 앞으로도 ‘중국차 바로 알리기’에 앞장설 예정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여수령 기자 | snoopy@buddhapia.com
2006-01-13 오전 10:4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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