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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명상 하며 나를 돌아보세요
우리사회 웰빙코드, 차명상과 차훈명상
지난해 10월 서울 종로에 초의차명상원을 개원한 지장 스님. 스님은 차를 마실 때뿐만 아니라 걷고 숨 쉬는 일상 자체가 명상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사진=고영배 기자
차와 명상. 최근 3~4년 사이에 우리사회의 ‘웰빙’ 코드로 자리 잡은 소재다. 최근 차와 명상을 결합함으로써 시너지 효과를 내는 ‘차 명상법’이 잇달아 소개돼 눈길을 끈다. 지난해 10월과 11월에 문을 연 초의차명상원(원장 지장)과 차훈명상문화원(원장 이경희)은 각각 ‘차명상’과 ‘차훈명상’ 보급에 나서고 있다. 두 명상법의 기본원리와 수련법을 들어본다.

서울 도심 한복판인 종로에 초의차명상원을 개원한 지장 스님은 초의차명상법을 정립해 최근 본격적인 전수에 나섰다. 차명상은 사념처(思念處)와 팔정도(八正道) 수행을 기본으로, 차를 마시는 행위를 통해 자각력과 집중력, 통찰력을 계발하는 수행법이다. 이런 수행과정을 통해 자신을 올바로 알고 참 행복을 느끼는 것이 차명상의 지향점이다.

그렇다면 왜 하필 ‘차’일까?

“대부분의 사람들은 차를 앞에 두면 정서적인 안정을 느끼게 됩니다. 졸음을 물리쳐 정신을 맑게 하고 들뜬 마음을 가라앉게 하는 약리효과가 명상에 도움을 줄 뿐만 아니라 차를 우려 마시는 과정이 일정하고 체계적이라는 점에서도 차가 명상의 좋은 도구가 됩니다.”

차 명상은 특별한 도구가 필요치는 않다. 찻잔에 따뜻한 차 한 잔만 담으면 된다. 머그컵이나 종이컵이라도 상관없고, 차 역시 티백이라도 관계없다. 찻잔을 손으로 감싸 쥐고 찻잔의 질감과 온도, 차향을 느껴본다. 차를 마시는 순간에도 차가 입안에서 움직이는 느낌, 목을 타고 넘어가는 느낌을 놓치지 않고 관찰한다.

초의차명상원 회원들이 찻잔의 온기와 차향을 느끼며 차명상을 하고 있다. 사진=고영배 기자
“명상은 나를 알아가는 과정입니다. 눈으로 보고 귀로 듣는 등의 오감(五感)을 통해 나를 아는 데는 한계가 있습니다. 내가 나를 의식하면서 느끼는 과정, 즉 사띠(sati, 알아차림)를 통해 자신을 깊이 꿰뚫어볼 수 있습니다. 이로써 나를 힘들게 하는 부분을 제거해 마음의 평화를 얻고 나의 존재하는 모습을 알아가게 되는 것입니다.”

처음에는 몸의 느낌에만 온전히 집중하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반복적으로 훈련을 하다보면 집중력이 강화되고, 나를 의식하는 상태에서 좀 더 지속적으로 나를 지켜볼 수 있는 통찰의 단계로 들어갈 수 있다.

“차 명상을 하다보면 차를 마실 때뿐만 아니라 걷고 숨 쉬는 일상 자체가 명상의 대상이 됩니다.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인들은 자신의 존재를 잊고 지내기 쉬운데, 매순간 자신의 움직임을 의식하다보면 집중력이 강화되고 어느 순간 통찰의 단계에 이르게 됩니다.”

현재 초의차명상원에서는 50여 명의 회원이 차명상을 배우고 있으며, 이들이 전국 각지에 지부를 오픈할 예정이다. 그 첫 결실로 오는 3월에는 독일에 차명상원이 문을 연다.(02)733-7209

지장 스님의 차 명상이 차를 마시는 행위를 통해 몸과 마음의 변화를 주시하는 것이라면, 차훈명상문화원(원장 이경희)의 차훈명상은 차의 약리효과로 명상의 효과를 배가시키는 것이다. 지난 2004년 중국 종남산에서 차훈명상수련을 받고 온 이경희 원장은 광주에 차훈명상문화원을 열었다. 이 원장은 “차훈명상법은 다선일여(茶禪一如)의 다도정신과 양생수련을 융합함으로써 몸과 마음을 함께 가꾸는 건강법”이며 “번잡한 준비과정이 없으므로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다”고 말한다.

물질에 열을 가해 물질이 가지고 있는 기운을 밖으로 끄집어낸다는 뜻의 ‘훈(熏)’이라는 뜻에서 알 수 있듯이, 차훈은 뜨거운 찻물에서 발생하는 열기를 얼굴과 눈, 귀에 쐬어주고 들여 마시는 것을 말한다.

지난해 11월 광주에 문을 열 차훈명상문화원(원장 이경희)은 뜨거운 찻물에서 발생하는 열기를 얼굴에 쬔 후 명상을 하는 양생술을 선보인다. 사진제공=차훈명상문화원
차훈명상을 하기 위해서는 조용하고 안정된 방에서 몸과 마음을 편하게 한 후 도자기로 만든 차훈완에 찻잎을 넣은 후 100℃의 물을 붓는다. 이때 찻잎은 철관음 등의 반발효차나 우리나라에서 생산되는 황차ㆍ홍차 등이 적합하다. 녹차의 경우 100℃의 물에서는 영양소가 파괴될 수 있기 때문이다. 찻잎이 펴지는 것을 관찰하다 열기가 나기 시작하면 타월을 어깨에 두르고 두 손바닥으로 차훈완을 감싸 쥔다.

이마를 차훈완 위에 놓고 차향을 코로 깊게 들이마시는데, 완전히 들이마신 후 그 상태를 1~3초간 유지한다. 뜨거운 기운이 손바닥을 통해 팔목과 팔꿈치 등으로 전이되고, 들이마신 차향이 온몸으로 전해지는 과정을 관찰한다. 손바닥을 탁자 위에 놓고 몸을 바르게 한 후 심호흡을 3회한다. 이 과정을 ‘차훈득기’라고 하는데 차훈득기를 마친 후 도인호흡, 정좌명상 등의 수련을 곁들인다.

이 원장은 “차훈명상을 지속적으로 하면 호흡기능 강화, 기혈순환 촉진, 소화기능 활성화 등의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말한다. 차훈명상문화원은 현재 차훈명상 지도자과정을 개설해 운영하고 있다.(062)375-2773
여수령 기자 | snoopy@buddhapia.com
2006-01-05 오전 9:40:00
 
한마디
서울에서는 후기가 없나요 참여하고싶은데 광주까지는 시간이 맟지가 안내요
(2006-04-07 오전 5:4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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