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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종은 정치적 시련을 겪으면서도 이러한 초연의 자세로 ‘실참실구’의 수행에 매진하고 있는 수행자들의 확고한 기풍을 유지하고 있다. 이것은 수행자가 이름난 선지식이나 큰절의 어느 누구를 믿고 출가한 것이 아니라, 오직 부처님을 믿고 그 가르침을 수행하여 참된 자아를 발견하기 위해 출가한 것이기 때문이다. 이들을 공경하고 공양하며 따르는 신도들도 마찬가지다. 참된 수행이란 누구에게서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 각자가 발심하여 수행하는 것이다.
석가모니 부처님께서도 온갖 고행으로 인욕행을 하며 수행하여 깨닫고 보니 이것이 곧 과거 일체 부처님들의 길이었고, 어떤 중생도 이 길을 수행하여 깨닫지 못할 이가 하나도 없다는 확신을 가지고 전도의 길에 나서지 않았던가? 석가모니 부처님이 깨닫고 보니 고통 받는 중생들의 모습이 너무 괴로워서 병든 외자식을 보는 아픈 마음 같이 중생을 위해 해탈의 길을 가르치셨다.
성불에는 출가와 재가가 다르지 않다. 다만 출가수행자는 일반적인 세상 사람이 즐기는 애욕을 끊고 수행에 전념하는 사람이며, 재가는 가정과 사회의 인연 속에서 수행의 길을 함께 하는 사람이다. 우리 출가ㆍ재가의 모든 불자들이 부처님의 중생 염려하는 간절한 마음을 믿고 그 가르침대로 수행하면 반드시 부처님의 연원이 우리들의 염원이 되어 깨달음을 성취할 수 있을 것이다.
성도절은 가장 기쁜 날이다. 우리 불자들의 교조이신 석가모니가 온 우주법계의 진리를 깨달아 부처님 되신 날이다. 불자들이여, 해마다 보내는 의례적인 성도절이 되어서는 성도절을 맞는 의미가 없다. 이 번 성도절을 계기로 올 한해도 초발심으로 돌아가 부처님의 염원을 나의 진실된 염원으로 삼아 깨달음을 향해 실천수행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