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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재동자원, 동지 팥죽 대중공양 펼쳐

선재동자원 지산 스님이 팥죽 솥에서 다 쑤어진 팥죽을 퍼내고 있다
“스님, 올해도 염치없이 팥죽 얻으러 왔습니다.”

12월 22일 동짓날, 갈 곳 없는 아이들과 스님 아버지가 함께 살고 있는 의정부 선재동자원(원장 지산)에 할아버지 한 분이 찾아왔다. 원장 지산 스님은 대뜸 할아버지의 손을 덥석 잡고는 미리 준비해둔 팥죽 15통을 챙겼다.

불교계의 대표적인 아동보육시설인 선재동자원에서도 동지 팥죽 나눔의 행렬은 계속됐다. 선재동자원은 동지를 이틀 앞둔 12월 20일 저녁부터 팥죽 재료 준비에 들어가 22일까지 팥죽을 쑤었다. 팥 6가마니, 찹쌀 12가마니를 정성껏 씻고 불려 무려 4000인분이 넘는 팥죽을 만들어내다 보니 동원된 자원봉사자만도 300명이 넘었다. 선재동자원 마당에 걸린 가마솥과 아궁이도 쉴 틈이 없을 정도.

선재동자원 원장 지산 스님은 대규모 팥죽 행사를 벌이다 보니 자원봉사자들 사이를 누비고 뛰어다니며 진두지휘하랴, 직접 가마솥의 팥죽을 젓고, 다 된 팥죽을 퍼내랴 정신이 없다. 스님의 먹물 옷(법복)은 온통 팥죽 튄 자국으로 얼룩덜룩하게 된지 오래다.

다 만들어진 팥죽은 각각 포장돼 어려운 의정부 호원동 일대 어려운 이웃들에게 전달됐다
팥죽을 쑤느라 고생인 것은 자원봉사자도 마찬가지다. 쉴새 없이 이어지는 팥죽 행렬에 지칠법도 한데 자원봉사자들의 표정이 밝다. '몸은 피곤해도 마음은 즐겁다'는 말이 여지없이 드러난 것이다.

봉사자들은 "우리 보다 스님이 더 고생이시고, 대단하시다"면서 "어려운 형편에도 팥죽 나누기를 하시는 스님을 뵐 때마다 마음 속이 따뜻해진다"고 입을 모으며 수고스러움을 마다하지 않았다.

이렇게 스님과 봉사자들의 정성으로 만들어진 팥죽은 하나하나 플라스틱 통에 담겨져 독거어르신, 영세민ㆍ장애인아파트 거주자, 소년소녀 가장 등 3500가구에 전달됐다.

올해로 15년 째 동지 팥죽 나눔을 통해 자비 정신을 실천하고 있는 지산 스님은 “우리 시설이 좀 어렵더라도 불자들이 보내준 보시금으로 인근 어르신들에게 팥죽 한 그릇이나마 대접해 드리며 한해를 회향하는 자리”이라며 활짝 웃었다.
김강진 기자 | kangkang@buddhapia.com
2005-12-23 오후 5:3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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