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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도사암연합회, 동지팥죽 만인만발공양

청도사암연합회가 마련한 청도역 앞 팥죽공양 행사장이 시끌벅적하다.
“우와~팥죽이다. 팥죽 주세요”

경북 청도역 앞 광장, 사람들이 바글바글 몰려들었다. 학교를 마친 여중생들, 이웃 할머니, 배달 가던 아저씨까지, 뒷동네에서도 달려왔다. 청도역 앞 천막에 늘어선 주민들이 함박웃음을 지으며 들고 나오는 것은 김이 모락모락 나는 팥죽. 시원한 동치미 국물까지 곁들였다.

12월 20일 청도사암연합회(회장 덕현)가 동지를 맞아 동지팥죽무차만발공양에 나선 것. 적천사 신도회, 구도회, 반야회를 비롯해 각 사찰 신도회가 동참했고, 공무원 불자회가 가세했다. 이원동 청도군수와 박진수 군의회의장까지 나와 따뜻한 팥죽 한 그릇을 맛있게 먹었다.

청도역 앞 팥죽공양은 벌써 3년째 열리고 있다. 적천사에 덕현 스님이 주지로 부임해 오면서 시작됐다. 지난해까지는 적천사에서 모든 것을 준비했는데 올해부터는 사암연합회차원에서 행사를 준비했다.


소문을 듣고 달려온 주민들에게 팥죽한 그릇 푸짐하게 담고 있다. 사암연합회장 덕현 스님도 동치미를 담으며 지역민의 화합을 위해 애썼다.


청도사암연합회는 이날 행사를 위해 18일부터 적천사에 모여 움직였다. 팥 3말, 찹쌀 5되, 여기 저기서 함께 나누자며 팥과 찹쌀을 들고 왔다. 18일은 찹쌀을 물에 불려 빻고, 19일 새알을 비볐다. 서말치(3말짜리) 가마솥 3개가 마당에 걸렸고, 적천사 부주지 스님은 불을 때기위해 나무를 해왔다. 20일 새벽 3시 드디어 팥죽 솥에 팥죽이 끓기 시작한다. 팥죽을 한번에 다 못 끓여 몇 번을 나눠 끓였다.

팥죽 한그릇 맛있게 먹고 있는 청도 주민들
팥죽은 이른 아침 읍내 경로당 10군데 어르신들을 먼저 찾아갔고, 오전 11시 청도역 앞에 나머지 팥죽이 공수돼 왔다. 혹시 식을 세라 아이스박스가 있는대로 동원되고 파란 찜통도 몇 개나 동원됐다.

동지는 예로부터 새로운 절기가 시작되는 날로 작은 설이라 불린다.
사암연합회장 덕현 스님은 “팥죽을 쑤어 먹으며 묵은 해의 액운을 떨쳐내고 한 해의 액운을 막았다는 옛 전통문화를 알리는 의미도 있고 새해에는 모두가 나누며 함께하는 청도군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행사를 개최하게 됐다”고 밝혔다.

행사를 주관한 적천사 반야회장 박영수(법성화, 56) 보살은 “3일간의 수고로움이 하나도 힘들지 않았다”고 말했다. “스님들이 앞장서 나누는 기쁨을 알게 해주고 실천할 수 있는 길을 마련해 주어 그저 감사할 뿐”이라며 보람과 행복으로 충만된 미소를 지었다.

눈발이 살짝 날리는 겨울 추위에 팥죽 한 그릇이 마음까지 훈훈히 녹여준다.

배지선 기자 | jjsunshine@hanmail.net
2005-12-23 오후 3:4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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