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점 가열되는 황우석 교수의 줄기세포 논란을 지켜보며 많은 불자들이 안타까운 심정을 토로하고 있다. 대다수 불자들은 “극단적이며 성급한 여론몰이를 자제하고, 서울대 자체의 조사결과를 기다리자”는데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다음은 12월 16일 황우석 교수의 기자회견을 지켜본 ‘초기불전연구원’ 상임연구위원인 황경환 씨가 보내온 기고다.
12월15일 오후, 나는 조선일보에 ‘12월14일자 조선일보 양상훈 칼럼을 읽고’ 라는 제목으로 독자투고를 송고했다.
내용은 이렇다.
“나는 매일 아침 배달되는 조선일보 기사를 아침 식사 전에 꼼꼼히 읽는 재미가 오래전부터 습관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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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들은 매우 알차고 논리적이고, 또 실생활에 도움이 될 뿐 아니라 내가 미처 몰랐던 유익한 정보와 메모를 해둘만한 가치있는 글들이 많다.
그런데 이날 배달된 오피니언 면의 정치부장이 쓴 칼럼은 지나치게 논리에 어긋나고 실망스러운 나머지 그 내용들에 대한 비판의 글을 쓰지 않을 수 없게 했다.
최근 세간의 큰 이슈가 되고 있는 황우석 교수 논문에 대한 민감한 문제는 지금 과학적 증명을 통해 그 진위를 결론지으려고 본인을 비롯해 이 분야에 권위있는 과학자들로 구성된 조사위원회가 전 세계 과학자들의 매서운 눈초리가 집중된 가운데 서울대학측이 분주히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이 칼럼을 쓴 정치부장은 황우석 교수가 처한 현 실정과 과학이라는 세계를 너무 소홀히 여기고 본인의 시각만으로 가볍게 단정하고 결론지으며, 여기에다 누가 그러더라는 확증되지 않은 설까지 덧붙였다.
심지어 황 교수에 대한 훈계까지 늘어놓았다.
이것은 글 쓰는 것을 직업으로 하는 권위있는 신문기자의 올바른 태도가 아니라고 본다.
왜냐하면 시작부터가 ‘황우석은 과학자여야 한다’ 이고, 처신과 대응에 대한 응급이 어떠했느니, 과학자로서만 생각과 행동을 해야 한다느니, 과학의 세계에는 그럴 수 없을 것이다느니, 한 발 더 나아가 매우 추상적인 말까지 하면서 과학이나 과학자에게서 일어날 일은 아니었느니, 이벤트가 되고 말았다느니, 부풀려져 있었다느니, 신뢰를 더 얻으셨을 것으로 믿는다느니, 황교수 처신 때문에 원인 운운을 포함해서 ‘PD수첩’ 이후 황 교수 대응에 대해 비판적인 학자들이 많다고 들었다느니 등등 더러는 누가 그러더라고 하는 말도 서슴없이 하고 있었다.
정치부장님!
아무도 가보지 못한 험난한 길을 걷고 있는 선구자(과학도)의 그 외길을 어떻게 한 번도 밟아보지 못한 분이 그렇게 쉽게 단정하고 결론짓고 훈계까지 하시는지요, 부장님께서도 너무나 잘 아시지 않습니까?
이번 일 뿐만 아니라 항상 문제가 생긴 후 따라가는 느림보 행정의 후진국형 현 주소를 말입니다.
특히 입법부와 행정부처를 많이 출입하면서 느끼고 있는 정치부장님의 칼럼이 너무 귀에 걸렸습니다.
그렇게 때문에 치열한 국제간의 과학경쟁을 앞서 가려면 황우석 교수는 장구도 쳐야했고 북도 치고 꽹과리도 칠 수 밖에 없었던 것은 아닌지 하고 한 과학도의 처절하고 외로운 길을 좀 더 넓게 봐 주시면 어떨런지요?”
이러한 내용의 글을 송고한 것이다. 송고한 그날 저녁 노성일 미즈메디병원 이사장의 또다른 폭탄선언이 나왔으니 이 글이 채택될 리는 없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지금 지나고 보니 조선일보가 그날 저녁 미즈메디 병원 노성일 이사장의 폭탄선언을 미리 감지하고 이런 칼럼을 실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말이다.
나는 ‘PD수첩’이 세간 사람들을 놀라게 한 후, 그 당당하고 활기에 찬 맑고 밝은 황교수의 해맑음은 간데 없고 수염도 깎지 않고 맥 빠진 사람처럼 서울대 병원 병실에 누워있는 모습을 보고, 누가 이 사람을 이렇게 만드는가 하고 이유야 어떻든 한없이 흐르는 눈물을 주체할 수 없었다.
그런데 12월 16일 오후, 황우석 교수의 초롱초롱한 목소리로 확신에 차서 하는 기자회견 내용을 라디오로 듣고 또한번 눈물이 나왔다.
부처님께서는 언젠가 수행승들에게
수행승들이여!
내가 설한 말이든 누가 했던 말이든 믿지도 말고
의심도 하지 말라.
어떠한 권위있는 자가 한 말이라고 믿거나
‘나’ 고오타마가 했다고 한 말이라 할지라도
믿지도 말고 의심도 하지 말라.
다만 그것이 사실인지 실험하고 증명을 통해서 확인될 때
그 확인된 것만 받아들이도록 하라.
부처님께서 어리석은 중생들에게 고한 이 사자후의 철저한 과학자적인 태도를 오늘에 다시 한 번 되새겨 보면 어떨까?
그 진위는 현재 내용물들이 보관돼 있는 두 측의(서울대학교, 미즈메디병원) 냉동 보관소, 특별히 제한된 연구원들만 출입이 가능하다고 하는 이곳에 우리가 예측 하지 못했던 또다른 검은 손이 우리들을 이렇게 혼란스럽게 만들고 있는 것은 아닌지까지도 가정해 보면서 어떠하든 그 모든 것의 조사와 함께 줄기세포의 진위가 과학적 증명을 통해 밝혀질 테니 그것을 냉정히 지켜보면 될 것이다.
황우석 교수님께도 다음과 같은 말씀을 드리고 싶다.
황 교수님,
어차피 더불어 영글지 못할 열매는 일찍 떨어질 수밖에 없을진 데 그 쓰리고 아픈 마음이야 제불 보살님만 아실 뿐! 그것이 또한 ‘중생의 고통이 당신의 고통’이라는 보디사타가 가는 외롭고 험난한 길이랍니다.
아무 걱정 마십시오. 부처님의 찬란한 자비 광명이 당신에게 드리우고 있으니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