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10.24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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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문화계 결산]미술ㆍ무용-맑음, 연극ㆍ영화-흐림



올해 불교문화계의 기상도를 살펴보면 무용 미술은 ‘맑음’인 반면 음악은 ‘약간 흐림’, 연극과 영화는 ‘흐림’이다.

■ 무용

불교 무용계는 올 한 해 창작 무용이 유난히 풍성한 해였다. 불자는 아니지만 불교적인 작품을 하는 무용가들이 늘어나 불교무용의 외연을 확대했다는 평이다.

<사색의 춤 알 수 없어요>의 한 장면. 현대불교자료사진.
가장 돋보인 작품은 이화여대 김명숙 교수(무용과)가 기획한 ‘사색의 춤 알·수·없·어·요’. 만해 스님의 시 ‘알 수 없어요’를 모티브로 각색한 이 작품은 가야금 명인 황병기 교수(이화여대)와 조각가 유영교씨의 설치조각이 어우러져 불교무용의 깊이를 한 단계 성숙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삼국유사>에 나오는 ‘조신의 꿈’은 경기도립무용단에 의해 ‘꿈, 꿈이었느니’로 7월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무대에 올랐다. 또한 미륵부처를 기다리며 희망을 가꾸는 사람들의 염원을 담은 인천시립무용단의 ‘미륵의 꽃’, 2005 APEC 아시아정상회의 성공개최 기원 문화축전행사 참가작인 김옥련 교수(경성대 무용과)의 ‘도불유희’, 일본에서 가장 오래되고 유명한 ‘도성사(道成寺)’ 설화를 한국적 시각으로 재해석한 ‘하얀 도성사’ 등 불교 무용계는 그 어느 해보다도 다양하고 풍성한 무대를 선보였다.

꾸준히 범패와 작법무 공연을 해온 능화 스님은 올해 ‘찾아가는 무형문화재활동’으로 시선을 모았다. ‘청소년 포교’의 목적으로 일선 학교의 각종 축제에서 공연을 마련한 것. 스님의 공연은 불교 무용계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킬만한 시도였다. 이외에도 능화 스님은 서울 국제무용콩쿠르 개막공연, 한국종합예술대학 공연 등 불교계 밖에서 공연에 힘썼다.

창작발레 <제망매가> 공연의 한 장면. 현대불교자료사진.


법현 스님(불교무용연구소 소장), 동희 스님 등도 꾸준히 영산재의 아름다움과 장엄함을 선보였다. 불교창작발레를 개척한 손재현 교수(동국대 체육교육과 무용전공)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창작발레 ‘제망매가’를 무대에 올려 꾸준한 창작열을 과시했다.


■ 음악

산사음악회의 활성화 이면에는 무대공연이 가뭄이 컸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유난히 높았다. 손가락에 꼽을 정도로 무대공연 횟수가 빈약해 불교음악인들의 창작에 대한 분발이 필요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불교계 최초 오페라단 "바라"의 첫공연 <야수다라와 아난다의 고백> 한장면. 현대불교자료사진.
음악계에서는 불교계 최초의 오페라단 ‘바라’가 창단돼 불교오페라에 대한 관심을 고조시켰다. 6월에 창단된 ‘바라’는 10월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창단 첫 오페라 ‘야수다라와 아난다의 고백’을 무대에 올려 다시 한번 주목받았다.

음성공양으로 포교를 하려는 움직임도 다각도로 벌어졌다. 진각종 서울청년회 회원들로 구성된 J&B 소올(Jingak news buddhist band of sound-hoilc)은 3월 19일 창단 첫 정기연주회를 열고 포교일선에 나섰다. 6월에는 음악을 통해 부처님의 말씀을 전하려는 목적으로 제니스불교음악원이 개원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제니스여성합창단도 출범했다.

전통 찬불가뿐만이 아니다. 스님들의 대중가요 음반 출반도 러시를 이뤘다. 심진ㆍ운붕ㆍ원일ㆍ일붕 스님 등이 가요 음반을 통해 포교에 나섰다.

산사음악회는 해마다 개최하는 곳이 늘고 있는 추세다. 2003년 30여 곳, 2004년 40여 곳에 이어 올해는 50여 곳이 넘는 사찰에서 음악회를 개최했다. 기획과 테마가 있는 음악회들은 인기를 더한 반면 특징없는 음악회들은 제살 깎아먹기를 하고 있다는 평가다.
천재음악가 윤이상 타계 10주기였던 올해는 윤이상평화재단 출범을 시작으로 독일의 윤이상 앙상블이 내한하는 등 다채로운 행사가 마련돼 눈길을 끌었다.

창작찬불동요 제작에 매진해온 좋은 벗 풍경소리 역시 창립 10주년을 맞아 총 21집의 창작앨범을 내는등 척박한 찬불동요 시장 개척에 매진하고 있다.

한편 불교계에서 처음으로 전문연주단체 후원회가 생겼다. 재정난으로 해체 위기에 몰렸던 니르바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에 대한 후원회가 5월 28일 출범된 것. 앞으로 전문연주단체에 대한 불교계의 의식변화를 예고한다는 점에서 주목되는 변화이다.


■ 미술

개인전이 러시를 이룬 반면 그룹전과 테마기획전 등 불교미술의 전반적인 장르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기획전시회가 유난히 부족했다. 이만익 이왈종 오경환 김영원 김대열 도학회 진철문 이호신 화백 등 여러 작가들이 불자들을 찾아왔다.

가족 설화를 단순 명쾌하게 그려낸 이만익 초대전, 15년간의 제주 생활을 담은 이왈종 화백의 ‘꿈과 일상의 중도’, 40여 년 간의 작품활동을 회고하는 오경환 화백의 회고전, 텅빈 충만을 ‘바라보기’연작으로 형상화한 김영원 화백 초대전, 감성과 화두를 아우른 김대열 화백의 작품전, 백제관음을 모작한 도학회씨의 작품전, 선(禪)조각 장르를 개척한 조각가 진철문씨의 조각전, 이호신씨의 ‘검은 꽃 향기-한지에 담은 탄자니아’전 등 다양한 전시회가 열렸다.

개인전 뿐 아니라 고판화와 전각 관련 전시도 불자들의 시선을 잡았다.

모래만다라전. 현대불교자료사진.
서울 일민미술관의 ‘한국 고판화展’, 삼성출판박물관의 ‘고판화 특별전2’, 치악산 명주사 고판화박물관 ‘나무-붓ㆍ칼ㆍ종이의 만남展’ 등 고판화전이 연달아 열렸는가 하면 전각가들의 개인전도 이어졌다. 심무용씨는 돌에 갑골문자를 형상화한 ‘닭’을 새겨 전시를 했고, 고암 정병례 화백은 자신의 전각작품을 지하철포교기금 조성에 선뜻 제공해 개인전을 열었다. 이외에도 반야심경 등을 전각한 김병윤씨의 ‘궤(軌)’ 등이 전각을 알리는데 일조했다.

달라이 라마 동북아사무소 한국지부 개소 기념으로 열린 만다라전에 대한 인기는 특출했다. 티베트 전통사원의 스님들에 의해 무려 7일간에 걸친 대형 만다라 제작을 공개하는 드문 시도를 했기 때문이다.

한국불교미술관의 티베트 탕카특별전 ‘삶과 죽음을 넘어서’, 통도사 성보박물관의 ‘감로展’, 삼성미술관 리움의 ‘신라 백지묵서 화엄경 변상도’ 공개, 진천 종박물관 개관, 대원사 티벳박물관의 ‘인도세밀화 특별전’ 등도 불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 연극·영화

무용 음악 미술계가 활발한 활동을 보였다면 연극 영화 쪽은 심한 정체를 드러냈다. 연극은 영화보다 조금 형편이 낫다. 연희단거리패가 팔만대장경 제작에 정열을 바친 세 학승의 이야기를 다룬 ‘아름다운 남자’를 선보인 것이다. 지난해 한편도 불교연극이 없었던 것에 비하면 다행이라 할 정도다.

한국영화 전성시대가 이어지고 있는 와중에 불교를 소재로 한 영화는 록 가수 무진이 자신의 몸을 등신불로 산화해 불교에 귀의한다는 ‘살타(殺打)’가 제작 개봉됐을 뿐이다. 그나마 대부분의 불자들조차 개봉사실을 모를 정도로 개봉 일주일 만에 내려졌다.
이외에도 중요무형문화재 제50호 영산재의 새 기능보유자로 구해 스님이, 제48호 단청장에서 분리된 제118호 불화장에 석정 스님과 임석환씨가 첫 기능보유자로 지정됐다.

강지연 기자 | jygang@buddhapia.com
2005-12-22 오전 9: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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