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8일 마침내 국회는 친일 반민족 행위자 재산 국가 귀속에 관한 특별법을 가결시켰다.

만시지탄의 일이기는 하나 쾌거임에 틀림없다. 이제 대통령 직속의 친일 반민족 행위자 재산조사 및 환수위원회가 설치되어 재산 환수여부를 결정할 것이다. 머지않아 독립투사의 후손은 빈곤 속에서 신음을 하는 사이에 친일파의 후손은 부유한 환경에서 배 불리는 모순은 어느 정도 시정될 것이다. 민족정기가 살아나고 사회정의가 실현될 것이라는 기대도 해본다.

올해 수락산 동쪽 기슭에 위치한 내원암은 근래 친일파 후손과의 소송 문제로 온 국민들의 관심을 끌었다. 일제시대에 작위까지 받은 친일파 이해창의 후손들은 내원암 명의의 토지 4만8천 평에 대한 소유권을 주장했다. 이에 내원암은 소송의 주체가 되어 우리사회 거대 담론으로 자리 잡은 친일청산이라는 상징적 거사를 치렀다.

내원암 측은 이해창 소유 운운부터 성립되지 않는 주장이라며 맞섰다. 지루한 법정 싸움을 진행하면서 뜻있는 시민들과 사회단체들의 지지 속에 친일 청산과 민족정기 확립을 위한 촛불집회까지 벌였다. 급기야 ‘위헌 법률심판 제청’ 소송까지 제기하며 친일파 후손의 재산 찾기에 맞섰다.

이제 친일 반민족 행위자 재산 국가 귀속에 관한 특별법이 제정됐으니, 내원암의 고통도 마무리 수순을 밟지 않을까 여겨진다. 12월 30일 최종선고를 앞둔 내원암은 당연히 승소를 예상하고 있다. 더 이상 친일파 후손의 땅찾기 소송도 사라질 것이다. 이는 우리 사회에 최소한의 양심이라도 있다면 당연한 귀결이다.

이번 내원암 소송이 주는 교훈을 참으로 거룩하다. 친일 청산을 위한 투쟁에서 정의를 확인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역사는 거꾸로 흐르지 않는다. 하지만 법 제정만이 모든 것을 해결하는 것은 아니다. 사회적으로 친일청산의 의지가 더욱 강고히 해야 한다. 내원암 소송사건은 친일 청산의 각오를 새롭게 하는 값진 교훈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