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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곡3동에 위치한 성북구립 월곡청소년회관(관장 이남재)에서 12월 8일, 때이른 '떡국 잔치'가 벌어졌다. 회관 탁구장에는 이미 테이블이 마련돼 있고 지역 주민들이 찾아와 자리를 가득메웠다. 월곡동 청소년들이 방화후 교실, 컴퓨터실을 이용하기 위해 찾던 이곳에 지역 어르신들과 어린이들이 더 많이 찾아온 사연을 무엇일까.
월곡3동 주민들이 이 곳으로 몰려 온 까닭은 월곡청소년회관을 운영법인인 조계종 사회복지재단이 월곡3동 주민들에게 '자비의 후원미'를 전달하면서 아울러 떡국도 한 그릇씩 대접한다는 소식을 들었기 때문이다. 어렵게 사는 사람들에게 조계종 사회복지재단 상임이사 지현 스님을 비롯한 재단 직원들이 쌀 3000kg을 전달하고자 찾아온 것이다. 이날 전달된 쌀은 불지사리 봉행위원회가 서울대회에서 불자들로부터 보시받은 공양미를 재단에 전달한 것이다.
이에 재단은 이날 20Kg들이 한 포대씩 월곡동 110가구의 독거어르신, 차상위계층, 한부모청소년 등에게 쌀을 전달했다.
월곡3동은 현재 '서울의 마지막 달동네'라고 불리는 곳. '강북 뉴타운' 개발로 아래 동네는 말쑥한 아파트 촌이 줄줄이 들어섰는데 월곡3동에는 아직 층층 계단과 판자집과 슬레이트집이 곳곳에 보인다. 동네에 들어서는 순간 '어렵다'는 것이 한 눈에 확인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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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어려운 이들에게 쌀 20kg은 희망 그 자체다. 사람들이 가정방문 등을 통해 직접 쌀을 전달한 지현 스님은 "여기 계신 분들은 모두 가정을 지키느라 고민하고 애쓰신 분들"이라며 "떡국 한그릇이라도 정성스럽게 준비했으니 많이 드시고 오늘만큼은 저를 여러분들의 자녀로 생각해달라"고 말했다.
또 20kg 쌀 포대를 받은 월곡 3동 주민 손봉례(68) 할머니는 "우리에게 이렇게 신경써주시는 분들이 있어 감사하다"면서 "아직 갈 곳을 정하지 못해 마음이 무척 무겁지만 도와주시는 분들이 있으니 힘을 낼 수 있다"며 미소지었다.
한편 1000여세대가 모여살고 있던 월곡3동에는 재개발 바람이 불면서 갈 곳을 정하지 못한 200세대만이 남아 있다.
이들 뿐만 아니라 추운 겨울, 따뜻한 떡국 한 그릇 제대로 들지 못하는 사람들은 아직 많이 있다. 아직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곳은 주위를 둘러보면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어 불자들의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