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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베트 수행의 결정판이라 할 수 있는 <람림(보리도차제론)>이 우리말로 완역돼 나왔다. 번역을 맡은 이는 인도 다람살라에서 18년째 수행 중인 청전 스님. 지난해에 <입보리행론> 번역본을 낸 스님은 최근 <람림> 번역서 <깨달음에 이르는 길>을 출간하고 일시 귀국했다.
12월 5일 서울 길상사에서 만난 스님은 “람림 수행법은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보편적인 수행법으로 구경(究竟)의 깨달음에 이를 수 있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람림>은 달라이 라마가 속해 있는 겔룩파의 창시자인 총카파(1357~1419)가 1402년 완성한 책으로, 초발심에서부터 완전한 깨달음을 중득해 보살의 서원을 완성해 가는 과정을 단계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그 내용이 방대하고 의미 전달이 어려워 외국어로 번역된 것은 중국어판과 영어판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영어 번역본의 경우 15명의 학자가 15년간 매달린 끝에 지난해 12월에 선보였다. 달라이 라마에게 직접 4차례의 람림 설법을 들은 청전 스님 역시 번역을 시작한지 5년 만에 결실을 보았다. 원전에 연필로 우리말 번역을 한 자 한 자 달아 완성한 이 책은 무려 1천여 쪽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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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람살라에서도 한국 승복을 입고 생활할 정도로 한국불교에 대한 애정이 큰 청전 스님은 한국불교계를 위한 쓴소리도 마다하지 않았다.
“사람마다 맞는 약이 따로 있듯 수행자도 자기의 근기에 맞는 수행법이 있습니다. 일부 수행자들이 ‘간화선 아니면 모두 외도’라는 식으로 몰아가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마정수기나 관정의식 등을 상품화해서 돈을 벌거나 티베트에 몇 달 다녀와서 수행센터를 여는 사람들이 있는데, 부처님의 바른 법을 봐야지 종교를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시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컴퓨터나 전화, 텔레비전 등 일체의 가전제품도 없이 살고 있는 청전 스님은 6일 다시 다람살라로 돌아갔다. 히말라야 오지의 노인들에게 나눠줄 약과 영양제, 안경 등을 바랑 가득 채운 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