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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평화탁발순례단(단장 도법)이 11월 27일 일연 스님의 삼국유사 저술지로 유명한 군위 인각사를 다녀갔다. 군위 매곡리 자연학교(작은 교회)에서 1박을 하고 화수초등학교를 개조해 만든 공예체험학습원인 옹기나라를 거쳐 인각사에 도착했다.
인각사 주지 상인 스님은 도법 스님을 비롯한 생명평화탁발순례단 십여명을 옹기나라에서부터 맞아 안내하고, 점심 공양 후 화북댐 건설현장까지 순례 길을 동참했다.
인각사에 도착한 도법 스님은 “인각사를 한때 선우도량의 기점으로 세울 생각까지 했다”며 특별한 관심을 보였다. 스님은 “인각사는 범국가 국민적 입장에서 생각해야할 사찰로 역사적 민족사적 측면에서 전 국민적 교육도량이 될 수 있도록 문화적 접근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생명평화탁발순례를 시작한지 총599일째 스님은 무엇을 보았을까? 경상북도는 어떤 모습으로 비춰졌을까?
“전도몽상입니다. 어느 지역이든 존재의 진실을 보지 못한 채 세상을 거꾸로 보고 있다는 점에서 모두 같습니다. 그래서 항상 안타깝습니다.”
스님의 한마디는 명쾌하다. 어떻게 바로 볼 수 있을까요?
“바로 서서 바로 봐야지요.”
“우리가 살기 위해서는 농업과 농부가 꼭 필요합니다. 먹지 않고 살 수 없기 때문이죠. 농부는 누구보다 귀한 존재입니다. 삶이 건강하고 바람직하게 이뤄지기를 원한다면 먼저 자연과 농업의 기본 가치를 중심으로 여길 줄 알아야 합니다.”
스님은 시종일관 ‘삶의 진실’에 대해 말했다. “참 존재가치를 제대로 볼 줄 알아야 하며, 이것이 불교”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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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리이타’에 대한 설명도 명쾌하다. “‘자신도 상대도 이롭게 한다’는 말은 모순”이라는 것. ‘자신이 이로우려면 타인을 먼저 이롭게 하라’는 뜻으로 알아야한다”고 설명했다.
스님은 “불자들이 ‘원리전도몽상’, ‘자리이타’를 항상 주문하고 외치면서 현실성이 떨어지는 전도몽상의 불교를 하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생명평화탁발순례를 나선지 2년이 되도록 그 어느 타종교보다 무관심하다는 것이 스님의 지적이다. 스님은 “문명사적 위기를 맞은 격변 속에서 생명 평화를 위한 새로운 모색이 이뤄져야 한다”며, “내가 무엇을 하는지를 보지 말고 내가 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봐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스님을 따라나선 순례단원들은 어떤 마음으로 한 걸음 한 걸음을 옮기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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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을 잠시 쉬면서 살아있는 인생 공부를 배우기 위해 도법 스님을 따라나선 김현지(39)씨는 수많은 사람을 만나고 생명 평화에 대해 토론하면서 삶의 답을 조금씩 찾아가고 있다. 환경운동을 하다가 생명과 평화의 환경운동을 알게 됐다는 곽준호(32)씨는 큰 생명을 살리는 길을 찾아 귀농을 결심한 젊은이다. 현대자동차 노조위원장, 민주노총 지역본부장까지 역임했다는 이헌구(45)씨는 “17년간의 노동운동을 소모적이고 낭비적이며 감정 선동으로 일관되어 마지막에는 이기심으로 대변될 수 있는 운동이었다”고 말했다. “노동운동도 생명평화를 기본으로 하는 상생의 운동이 돼야한다”는 것이 그의 생각.
“반짝이는 별을 쫓아 나섰다”는 이헌구씨는 순례단 모두가 비슷한 고민을 하며 길거리 친구로 만나 서로를 이해하고 실천하면서 서서히 삶의 해답을 구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바랑 하나 짊어지고 온 산하를 맞아 손을 흔들며 걸음 걸음을 옮기는 순례단의 몸짓과 손짓에 생명과 평화의 별빛이 반짝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