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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和三年’(883년)에 조성됐음을 밝힌 묵서명이 발견돼 국내 유일의 신라시대 목불로 추정되고 있는 해인사 법보전 목조비로자나불을 주제로 한 학술대회가 12월 10일 오후 2시 해인사 보경당에서 열린다.
이번 학술대회는 묵서의 발견에도 불구하고 법보전 비로자나불상을 신라시대 작품으로 보기 어렵다는 견해가 학계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개최되는 것이어서 관심이 더욱 집중되고 있다.
특히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목조비로자나불 재료를 과학적으로 분석한 결과도 발표되기 때문에 논란이 종식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미리 배포된 논문에 따르면 목재조직학자인 박상진 경북대 교수(임산공학과)는 질량분석이온빔가속기(AMS)를 이용해 측정한 법보전 목조비로자나불의 조성연대를 이르면 AD740~950년 전후로 추정한다. 추정치의 범위가 넓은 것은 오차를 고려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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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쌍둥이’ 불상으로 밝혀진 대적광전 비로자나불은 법보전 비로자나불보다 늦은 AD950~1090년에 조성된 것으로 추정한다.
이 같은 결과는 불상을 도상 측면에서 고찰한 강우방 이화여대 교수(미술사학과)의 견해와 상반되는 것이어서 흥미롭다. 강 교수는 법보전과 대적광전의 비로자나불상의 양식을 8~9세기 초의 것으로 규정하며, 대적광전의 비로자나불이 법보전 비로자나불상보다 앞서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한다.
강 교수는 대적광전 비로자나불상보다 내부가 거칠게 처리된 법보전 비로자나불상의 내부는 매우 거칠다는 점을 들어 법보전 비로자나불상은 묵서명대로 국란으로 조각솜씨가 기울기 시작한 무렵인 883년 경 조성됐고, 대적광전 비로자나불상은 그에 앞서 해인사가 창건된 802년경 조성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