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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의 불청객 ‘물가 인상’
555호 불자 세상보기


송일호 동국대 경제학과 교수
날씨가 쌀쌀해지고 연말이 가까워지면 해마다 어김없이 찾아오는 불청객이 바로 공공요금 을 비롯한 각종 물가인상 소식이다. 올해도 예외없이 연말을 앞두고 중앙과 지방의 교통요금인상을 필두로 고속도로 통행료, 건강보험료, 전기료, 상하수도료를 비롯한 공공요금과 택시비와 담뱃값 등 사회 전반에 걸쳐 모든 분야에 대한 물가상승이 예고되고 있다. 이와 같은 물가인상으로 인해 올해 서민들은 더 추운 겨울을 보내야 할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이다.

물가인상은 수요적인 측면과 공급적인 측면에서 충격이 가해질 때 발생하게 된다. 먼저 공급적인 측면을 살펴보면, 예를 들어 중동국가간에 문제가 생겨 원유가가 인상되면 생산비용이 상승하게 되어 석유화학제품을 비롯한 제품생산에 대한 공급이 줄어 물가가 오르게 된다. 이것을 비용상승 인플레이션이라고 한다.

한편, 경기가 침체된 상태에서 정부가 경기회복을 위해 정부지출을 늘리거나 시중에 통화량을 늘릴 경우에도 물가가 오르게 되는데 이러한 상황을 수요견인 인플레이션이라 한다. 일반적으로 물가가 오르는 이유는 수요와 공급적 측면의 복합적인 원인으로 인해 발생한다고 볼 수 있는데 우리나라의 경우는 공급적 요인이 조금 더 크게 작용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물가가 오르면 경제적으로 여러 가지 부작용이 초래되게 되는데 가장 심각한 문제는 소비자의 실질소득이 하락하여 구매력이 떨어지게 되는 것이다.

소득의 변화가 없는데 물건값이 비싸지니 종전만큼 구매를 할 수 없는 것은 당연한 이치이다. 구매력이 떨어지면 공장에 재고가 쌓이게 되고 생산이 줄어 고용조정을 해야 한다. 자연히 실업률도 올라가게 된다. 경제는 침체속으로 빠져들게 된다. 그렇지 않아도 소비심리가 얼어붙어 있는 상황에서 공공요금을 비롯한 각종 물가에 대한 인상소식은 경제를 더욱 더 어렵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경제에 대한 비관적인 예측이야말로 경제에 가장 나쁜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기 때문이다.

물가상승의 원인을 분석해 볼 때, 외부적 상황에 의해 물가가 오르는 것은 정부만를 탓할 수 없다. 그러나 정부의 정책부실과 비효율적 경영으로 인해 발생한 천문학적 누적적자나 손실로 인한 서민의 부담가중에 대해서는 정부가 그 책임을 모면하기 어렵다.
특히 매번 죄없고 어려운 처지에 있는 서민들이 그 부담을 강제로 떠안아야 하는가에 대해 정부의 책임은 더욱 커지게 된다.
물가에 대한 정책을 수립하고 이행할 때 서민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다는 점도 유의해야 할 것이다. 원유가의 인상으로 휘발유값이 올라가 교통요금이 올라갈 수밖에 없다는 정부의 입장은 무책임하고 그 설득력이 약하다.

각종 요금인상으로 가장 타격받는 계층은 주로 서민층인데 이들에 대한 배려가 너무 부족하기 때문이다. 물가상승으로 인해 발생되는 국민부담 중에서 서민의 부담을 줄이는 정책적인 배려가 아쉽게 느껴진다.

한편으로, 과격한 요금이나 임금인상을 요구하는 각 단체들의 목소리도 사회 전체를 생각하는 차원에서 자제되어야 할 것이다.
요금이나 임금의 인상은 물가의 상승을 초래하고, 또 다시 물가의 상승은 요금이나 임금의 상승을 초래하는 악순환의 되풀이는 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에게 해가 되기 때문이다.

물가상승을 걱정하는 서민 곁에는 더욱 어려운 이웃이 우리 주변에 많다. 정부의 손길만으로는 이들의 추위를 녹이기에 턱없이 부족할 것이다. 해마다 연말이면 불우한 이웃소식에 가슴이 아프다가도 선행을 베푸는 소식에 흐뭇해지곤 한다. 어려운 이웃을 돕는 여러 가지 방법 중에 십시일반이 가장 최선의 방법인 것 같다.

올해는 더 많은 불자들이 나보다 남을 먼저 생각하는 보시와 자비의 마음을 행동으로 실천하여 복덕이 충만한 사회가 되기를 기원해 본다.
송일호 동국대 경제학과 교수 |
2005-12-04 오후 9:5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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