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동국대 100주년 불교학과 100주년’을 앞두고 불교학과 동문회가 조직을 재정비하고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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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앞서 불교학과 동문회는 지난 5월 17일 ‘중흥총회’를 열고 출가회장에 화계사 주지 성광 스님, 재가회장에 권오현 고심사 주지법사를 각각 선출했다.
2006년을 동국중흥을 위한 선도적 역할의 해로 천명한 불교학과 동문회는 내년 개교기념을 전후한 5월 7~8일 양일간 ‘불교학과 100년제’를 준비 중이다. 100년제는 ‘불교학과가 한국불교에 미친 영향’ ‘동국대와 불교’ 등을 주제로 대규모 학술발표를 개최하는 한편, ‘불교학과 100년사’의 초록 발표 등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또 불교학 활성화를 위한 동문회 차원의 장학회도 본격 출범한다.
동문회의 출가회장을 맡은 성광 스님(72년 졸)은 “동국대 불교학과는 일제강점기와 남북분단 등 정치변동의 격동기를 거치면서도 부처님의 혜명을 면면히 이어왔다”며 “개교 100주년과 불교학과 창설 100주년을 맞아 새로운 동국 발전의 초석을 놓는다는 심정으로 모든 동문들의 의지를 한데 모아내겠다”고 밝혔다.
#식민지 시대 민족교육의 요람으로
1906년 5월 8일 개교한 명진학교는 <대학>의 ‘대학지도재명명덕(大學之道在明明德)’과 불교의 ‘정진ㆍ정도(精進ㆍ正道, 노력 수양)’의 뜻으로 김석옹 홍월초 김보운 김포응 김현암 등 당대 불교계 대덕들의 현대식 불교교육을 통한 신문화 개명 발원으로 탄생했다.
학제는 2년제 정규과와 단기과정의 보조과로 정원 35명. 순수한 민족자본인 전국 16개 사찰의 출자를 바탕으로 지금의 동대문 밖 창신초등학교 터에 위치한 대법산(지금의 총본산) 원흥사에 교사를 마련했다. 초기 학생들은 전국 중법산(본사급)에서 선발한 13세 이상 30세 미만의 승려를 대상으로 했다. 그러나 실제로는 강원의 대교를 마친 30~40대 학생들이 입학해 뛰어난 한문 실력과 높은 학구열로 세인들의 주목을 받았다. 특히, 신학문 교육을 통한 포교인재 양성에 비중을 둬 포교법, 외국어, 측량학, 농업초보, 산술, 이과, 도서, 체조 등을 가르쳤다.
명진학교의 1908년 첫 해 졸업생은 강대련 강용선 권상노 김동선 심선은 박해운 이종욱 최용식 최환허 한용운 등 10명이었다. 특히 권상로 박사(동국대 총장 역임)는 뛰어난 학문적 업적으로 후대에 이름을 떨쳤다. 권상로와 안진호는 1908년 조직된 명진학교를 배경으로 광학회(廣學會)를 조직, 불교근대화를 이끌기도 했다. 친일 논란으로 업적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이종욱 스님은 해방전후 한국불교의 중심적 역할을 했다. 정규과가 아닌 보조과에서 일어를 전공한 만해 스님은 1908년 일본으로 건너가 신문물을 접하고 명진학교 부설 ‘명진측량강습소’ 소장으로 부임했다. 일제 강점기 한국불교사에 큰 획을 그었던 만해 스님은 1918년 졸업생 모임인 ‘일심회’의 회장을 맡아 공식적인 동국대 초대 동창회장으로 기록되고 있다. 만해 스님은 젊은 불교계 인재들을 일깨워 동국대가 일제강점기 민족의 정체성을 지켜온 민족대학으로 자리매김하는데 주도적 역할을 했다.
1920년대 재학생이던 김대용 신상완 김법린 등은 정규대학격인 중앙불교전문학교(1930)로 승격을 주도적하기도 했다. 교우회지 <룸비니>는 함형수 서정주 조지훈 김달진 등 동국문학의 큰 산맥을 이뤘다.
본격적인 정규대학의 학제를 갖추기 시작한 1940년 교명을 혜화전문으로 바꾸고 흥아과(興亞科)를 신설하면서 재학생수는 300명으로 늘어났다. 중앙불전 시대의 교우회인 ‘일광회’ 박윤진 박태석 조명기 정두석 황성민 문기서 등이 학교발전을 위해 노력했지만 일제 말기 대다수 학생들이 군수공장과 학도병으로 징용을 당하면서 끝내 1944년 강제폐교 됐다.
해방과 함께 1946년 허영호 김동화 양주동 조명기 등의 노력으로 새롭게 동국대학 시대를 열었다. 경황이 없던 1950년 전쟁의 와중에도 동국대학은 부산교사(현 대각사)에서 수업을 계속이어 나갔다. 국가 재건이라는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불교계의 역량이 동국대학으로 집중되면서 조계학원(동국대 재단) 이사장 이종욱 스님과 당시 문교부장관 김법린의 헌신적 노력으로 1953년 국내최초 종합대학으로 승격한다. 이때 동국대는 불교학과를 중심으로 일반 학과의 학문들을 가르쳐 불교정신에 입각해 국가에 인류에 이바지 할 것을 건학이념으로 내세웠다.
#한국불교학 총본산 인재불사전당
동국대가 한국 불교학의 총본산으로 자리매김 할 수 있게 된 것은 100여 년 동안 길러낸 수많은 인재들의 면면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동문회가 파악중인 현재 생존 불교학과 동문은 대학원 포함 1700여명.
한국불교 최대 종단인 조계종 총무원장 지관(대학원 1972졸)을 비롯해 제2 종단인 태고종 운산 스님(1964), 관음종 홍파 스님(1967) 등 주요종단의 현직 총무원장들이 불교학과 동문이라는 사실만으로도 동국대 불교학과가 한국불교계에서 어떤 위치인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국방부 소속의 군법사 130여명과 전국의 현직 교법사 30여명도 대부분 동문 출신들로 채워져 있다.
역대 불교학과 출신으로 불교계뿐만 아니라 불교의 대사회적 영향력을 확대하는 노력했던 인물로는 단연 만해 스님을 먼저 꼽는다. 학문적 업적으로도 존경받았던 권상로, 김법린 등은 동국대 총장과 교육부장관 등을 역임하면서 대학발전을 이끌었다.
2대 총장이면서 동문이었던 백성욱 박사는 1897년 서울에서 태어나 1910년 봉국사에서 최하옹 스님을 은사로 득도, 프랑스 유학파다. 백 총장은 남다른 추진력과 부통령 출마 등 다양한 사회경험으로 동국대의 비약적인 발전을 이끌었다. 최근에는 불교학과 출신으로 열린우리당 최재성 동문이 17대 국회의원으로 활발한 의정활동을 펼치고 있다.
교학의 발전에도 불교학과의 영향은 막강하다. 평생을 후학양성에 매진했던 권상로, 김법린, 서경보, 김동화, 원의범, 월운, 현해, 호진, 보광, 법해, 김삼룡, 목정배, 오형근, 권기종, 서윤길, 이평래, 권탄준, 조용길, 차차석, 장휘옥 뿐만 아니라 연구실 마다 수많은 젊은 불교학자들이 교학발전을 위해 밤낮없이 매진하고 있다. 이 가운데 현해 스님은 現 동국대 재단의 이사장이다. 모교뿐만 아니라 국공립대학의 전임교수급만 70여명에 달하고, 전국 불자들의 눈을 밝혀주고 있는 불교교양대학 강사들의 대부분이 불교학과와 인연을 맺고 있다.
비구니계 원로 스님들 가운데 조계종 전국비구니회 前 회장 광우스님은 비구니로는 처음으로 동국대에 입학해 ‘남장(男裝)’을 한 채 등교했던 일화로 유명하다. 현 전국비구니회 회장 명성 스님과 봉녕사 강주 묘엄 스님, 조계종 중앙종회의원 수현 스님, 봉덕사 주지 광옥 스님 역시 동문이다.
포교와 전법에도 100년의 전통은 고스란히 배어 있다. 신도들과 함께 하며 포교에 헌신했던 前 포교원장 무진장 스님, 前 포교원장 암도 스님, 감로사 주지 혜총 스님, 계승사 주지 법진 스님, 도선사회주 혜성 스님, 화계사 주지 성광 스님, 수원포교당 주지 성관 스님, 前 봉원사 주지 대운 스님, 용화사 회주 월탄 스님, 만덕사 주지 혜명스님이 그들이다. 재가자들 가운데는 (사)불교단체총연합 명예 회장인 이외윤 선생, 박완일 前 조계종 신도회장, 고순호 부산불교연구원장, 안중철 정각원 법사, 최명준 불교진흥원 사무국장 등이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1964년은 군종법사제도가 생겨나 국군 창설 후 타종교에만 허락됐던 군대내 포교가 시작되고, 산하학교에서 종교 수업이 가능해지면서 불교학과를 졸업한 군법사ㆍ교법사들은 한국불교의 불교신행 형태를 180도로 바꿔 놓았다.
군법사 출신인 권오현 불교학과 동문회장은 “한국불교를 지금과 같은 모습으로 의식을 현대화ㆍ대중화 하는데 동국대 불교학과 출신의 군법사와 교법사들의 역할이 대단했다”며 당시를 술회했다. 이 가운데 교법사로 교육계에 헌신한 인물로는 김교남 前 광동고 교장, 김봉식 前홍제중 교장, 김종환 前 금산중고 교장, 이근우 前 청담정보고 교장, 이원주 前 명성여고 교장등이며, 군법사로는 권오현 고심사 주지법사, 前 1군사령부 이지행 법사, 김수창 국방부 서기관, 김말환 국방부 군종실장 등이 있다.
이밖에 언론출판분야에는 송금엽 월간불교 편집인, 홍사성 불교방송 상무, 김형균 동쪽나라 대표, 이철교 동국대 출판부장, 최철환 동국대 역경원 부장이, 재계에는 홍영춘 前 SK(주)대표, 이재형 동국통상 대표, 권경옥 보명테크 대표, 김명규 前 수미산 여행사대표가, 관계로는 김기영 前 서울경찰청 차장, 박상국 국립문화재연구소 실장 등이 있다.
목정배 동국대 명예교수는 “이러한 인물들의 활동상은 동국대 불교학과 졸업생들이 불교계 곳곳에서 헌신해 왔던 발자취”라고 평가하면서도 “일부에서는 비 동국대 출신에 대한 배타적 편향을 지적하는 비판적 시각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밝혔다.
참고 <동국대학교 90년사> <동국인명록> 자문 - 성광 스님, 목정배, 권오현, 이재형(동국통상 대표). 동국대 불교학과 (02)2260-38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