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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롭게 만나는 중국 선의 역사


이부키 교수는 전통적인 선종사의 이해에서 벗어나 선종이 각 시대와 교섭하면서 어떻게 사상을 형성하고 사회에 영향을 미쳤는가에 서술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새롭게 다시 쓰는 중국 선의 역사>(이부키 아츠시 지음, 최연식 옮김, 대숲바람, 1만2천원)

중국 선종(禪宗)의 역사는 달마 선사로부터 시작됐다. 이후 이 가르침은 혜가-승찬-도신-홍인-혜능 선사로 이어져 중국 선종의 거대한 흐름을 형성했다는 것이 우리가 알고 있는 중국 선불교에 대한 ‘상식’이다.

그러나 이부키 아츠시(伊吹敦) 교수(일본 토요대 인도철학과)는 <새롭게 다시 쓰는 중국 선의 역사>에서 이 같은 계보는 역사적 사실이 아니라 후대에 만들어진 것이라고 말한다. 이부키 교수는 선종의 등장은 당시 중국 불교계의 내적 욕구에 부응한 필연적인 결과였으며, 선종의 사상적 기원 역시 초조인 달마 선사보다 혜가를 비롯한 제자들의 활동이 주축이 되었다는 것이다. 초기 선종의 흐름 역시 단일한 집단이 아니라 서로 다른 성격을 가진 여러 집단들에 의해 이어져왔다고 이부키 교수는 강조한다.

또한 후대 선종에서는 무시되어 버린 북종(北宗)과 우두종(牛頭宗) 정중종(淨衆宗) 등의 흐름을 짚어보며 다양한 선종의 역사를 살피고 있다.

이처럼 이부키 교수는 전통적인 선종사의 이해에서 벗어나 선종이 각 시대와 교섭하면서 어떻게 사상을 형성하고 사회에 영향을 미쳤는가에 서술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 책의 원저가 ‘제1편 선의 흐름(중국)’ ‘제2편 선의 흐름(일본)’ ‘제3편 선의 현재’로 이뤄진 것도 이러한 집필 관점에서 기인한다. <새롭게 다시 쓰는 중국 선의 역사>는 이 중 제1편을 우리말로 옮긴 것이다.

책을 옮긴 최연식 교수(목포대)는 “이 책은 20세기 이후 축적된 선종사에 대한 연구 성과를 망라해 종합적이면서도 체계적으로 정리한 훌륭한 개설서이자 입문서”라고 말한다.
여수령 기자 | snoopy@buddhapia.com
2005-12-07 오전 9:2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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