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세상을 다녀가는 것 가운데 바람 아닌 것이 있으랴>(한승원 지음, 황금나침반, 9천8백원)
“이 책은 나의 여느 시집이나 소설집들과 달리 모든 표현의 기교나 장치들을 다 벗어던져버린 알몸 그 자체이다.”
소설가 한승원씨가 자신의 인생관과 작품관을 담은 <이 세상을 다녀가는 것 가운데 바람 아닌 것이 있으랴>를 펴냈다. 자신이 나고 자란 전남 장흥의 바닷가를 ‘문학의 모태(母胎)’라 밝혀 온 한씨는 장흥 바닷가에 ‘해산토굴’을 짓고 살면서 얻은 깨달음을 ‘표현의 기교 장치’를 모두 버리고 직설적이고 간결한 언어로 털어놓는다. 이 책의 부제처럼 ‘세상과 삶의 경계에 선 노작가의 깊고 겸허한 인생론’인 셈이다.
스물여섯 살 되던 해 봄에 결혼한 아내와 도시에 사는 자녀들에게 보내는 편지부터 고향 노인들의 무욕한 얼굴에서 느끼는 평화, 꽃ㆍ나무ㆍ새ㆍ차(茶)로부터 얻는 열락이 향기로운 문체에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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