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전통 수제차를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는 제다 기계가 개발된다.
양원모ㆍ박금주ㆍ김주현 교수(순천대 농업생명과학대학)와 최정 연구원(전남농업기술원 차시험장) 연구팀은 지난해부터 농림부의 농림기술개발사업 지원에 힘입어 한국 전통차의 특징을 파악하고, 이를 대량 생산할 수 있는 ‘덖음기’ 개발에 주력해 왔다.
연구팀은 11월 19일 원광대 숭산기념관에서 열린 ‘2005 한국차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우리나라 전통수제차 가공의 특징과 기계화’라는 논문을 통해 그동안의 연구 성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우선, 우리 전통 수제차는 250~350℃ 이상의 고온에서 덖어 건열처리하기 때문에 구수한 향과 담백한 맛을 나타내며, 이는 덖음(살청)과 볶음(건조)의 방법에서 비롯된다고 설명한다. 고온에서 단시간 덖는 방식은 맛과 향을 유지하면서도 차의 차가운 성질을 완화시킨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하동과 보성, 순천 등의 제다회사에서 사용하는 덖음기의 성능과 열 변화 과정, 찻잎의 수분함량 변화 등을 직접 계측함으로써 전통 덖음차 공정요인을 정량화 하고, 이를 바탕으로 수제차의 맛을 내면서도 대량으로 찻잎을 처리할 수 있는 덖음기를 개발했다. 덖음기는 직경이 각각 40ㆍ60ㆍ80㎝의 반원통물레형으로, 내부에는 찻잎을 섞을 수 있는 물레형 축과 날개가 장착되어 있고 회전축의 회전속도와 덖음통 바닥의 온도 등을 나타내주는 조절 판넬, 가스버너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러한 조건에 맞는 시작품을 제작해 제다 실험을 해 본 연구팀은 “시작품 덖음기는 고온에서도 찻잎을 태우지 않고 손쉽게 가공하라 수 있으며 완제품에 대한 관능평가 결과, 맛과 향에서도 전통 수제차 보다 크게 뒤지지 않음을 알 수 있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덖음통 가열판의 온도를 균일하게 하고 ▲수분에 의해 찻잎이 기계 바닥에 들러붙는 문제 ▲덖어진 찻잎이 회전축과 교반날개에 걸려 나오지 않는 점 등은 개선해야 한다고 자체 평가했다.
한국차학회에서 논문을 발표한 양원모 교수는 “전통 수제차를 만들 수 있는 제다기계이 성공한다면 중소형 규모의 제다업체들의 인건비가 줄어드는 것은 물론 손쉽게 높은 질의 차를 생산할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이라며 “이번 연구가 우리나라 차의 차별화를 위한 초석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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