② 세계 시장 넘보는 타이완 차
③ 타이완 차문화에서 배운다
차 전문가게나 인터넷 차 판매코너를 살펴보자. ‘청차’ 코너에서 판매되고 있는 많은 양의 차에는 ‘메이드 인 타이완’이라는 글자가 선명히 적혀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미 타이완 차는 우리나라 연간 차 수입량의 20%에 가까운 양이 수입ㆍ소비되고 있다. ‘보따리 장사’들에 의해 무허가 수입되는 차나 차인들이 여행을 통해 개인적으로 구입해 오는 양을 따져본다면 그 비율은 더욱 증가할 것이다. ‘고급 오룡차’라는 이미지를 구축해 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 각국의 차인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는 타이완 차문화에서 우리 차계는 무엇을 배워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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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타이완 차문화 발전의 가장 큰 원인으로는 천혜의 자연여건을 빼놓을 수 없다. 연간 평균기온이 20℃가 넘고 12~2월을 제외한 기간에는 언제든 찻잎을 수확할 수 있는 자연을 갖춘 타이완은 그 어떤 나라보다 좋은 차문화 발전 요건을 갖추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타이완 정부와 제다업체들의 끊임없는 연구와 노력이 없었다면 오늘날의 타이완 차문화도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타이완 정부는 1903년 타오위엔현에 타이완 유일의 차 연구소인 ‘행정원농업위원회 차업개량장’을 설립, 차 연구와 보급ㆍ교육하고 있다. 또한 타이완 오룡차를 대표하는 동정오룡과 목책철관음 등을 국책사업으로 선정, 육성하고 있다. 또한 롱탄(龍潭) 관광차밭의 ‘다예센터’와 어메이(阿眉) 관광차밭의 ‘어메이지역 찻잎 전시센터’ 등은 타이완 차문화 변천사와 차 제조과정을 볼 수 있는 전시장과 무료 시음장으로 꾸며져 관광객들이 타이완 차문화를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제다업체들의 끊임없는 연구와 시장개척도 오늘날 타이완 차문화를 세계에 알리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문산포종이나 동정오룡, 동방미인 같은 세계적인 명차를 만들어내 ‘고급차’ 이미지를 구축하는 한편, 엄격한 품질관리를 통한 수출 시장을 확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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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타이완 차계의 세계시장 진출은 규모가 작은 제다업체들이라고 예외가 아니다. 이들 업체들은 늘 세계시장을 염두에 두고 외국인을 상대로 한 차밭견학 및 제다체험 프로그램, 무료 시음장 등을 운영하며 자신들의 차를 알리고 있다.
차뿐만이 아니다. 우리나라에서 판매되고 있는 유리다관의 60~70%는 타이완에서 생산된 것이고, 유명한 도자기예술촌인 타이베이현의 잉꺼(鶯歌)는 이미 국내 차인들 사이의 ‘필수코스’로 자리 잡았다. 이러한 타이완 다구의 국내시장 잠식과 일부 차회ㆍ수입상 등을 통한 다예교류 등은 타이완 차를 국내에 소개하는 기반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시아 시장 개척에 이어 세계 차시장까지 넘보고 있는 타이완 차문화. 거스를 수 없는 이 거대한 조류를 국내 차계에서는 어떻게 인식하고 대비해야 할까? 우리 차계에 던져진 또 다른 숙제가 아닐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