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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 가치를 돈으로 평가해주는 TV프로그램을 보면 늘 떠오르는 궁금증이다. 제각기 다른 역사와 사연, 그리고 조상의 얼이 담긴 문화유산을 일률적인 가치로 환산하는 것이 얼마나 ‘천박한 짓’인지 알면서도 그렇다.
<국보이야기>는 그런 대중의 심리를 문화재에 대한 관심으로 이끌어내려는 치밀한 계산에서 씌어진 책 같다. 문화재전문기자로서 또 미술사학 전공자로서 내공을 쌓아온 이 책의 저자 이광표 동아일보 기자는 전문용어를 몰라도, 사전지식 없이도 쉽고 재밌게 읽을 수 있는 문화재 이야기를 풀어냈다. 국보 제1호 숭례문부터 제308호 대흥사북미륵암마애불좌상까지 307점의 숨은 사연과 에피소드가 가득하다.
이름이 잘못 된 국보, 제 짝을 잃은 국보 이야기, 국보의 도난과 약탈, 문화재 사기극 등의 이야기, 문화재 보험가 이야기를 읽다보면 어느새 문화재의 멋을 음미하는 안목에 도달하게 된다.
그럼 처음에 던진 질문으로 돌아가서, 금동미륵보살반가사유상(국보제83호)을 금액으로 환산하면 얼마일까. 이 책의 저자는 보험가를 통해 추정했다. 이에 따르면 금동반가사유상(83호)은 500억원이 훨씬 넘는다. 그 다음은 국보 제78호인 또다른 금동미륵보살반가사유상. 1998년 미국 메트로폴리탄박물관 한국관 개관기념 특별전 출품시 보험액이 300억원을 넘어섰다고.
양질의 도판과 국보와 관련된 각종 자료와 참고 도판 500여 컷이 보는 재미를 더한다. 가격은 1만5000원, 작은박물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