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 봉선사 주지 철안 스님과 신도들이 김장을 담그고 있다 | | |
 | |  |
11월 17일, 남양주 봉선사(주지 철안)에서는 스님과 불자 100여명이 길게 줄지어 김장배추에 속을 들이는 진풍경을 연출했다. 올 겨울을 날 김장을 담그는 현장이었다. 봉선사 주지 철안 스님도 신도들의 틈바구니에서 열심히 손을 놀리고 있었다.
이날 담근 김장김치의 양은 배추 3000포기. 아무리 많은 이들이 오간다고 하지만 한 계절 먹기엔 너무 많은 양이다. 철안 스님은 “관내 독거 어르신과 소년소녀가장, 지체장애인 가정 500가구에 나누어줄 것도 포함돼 있다”고 설명한다. 나눔의 김장을 담그고 있었던 것이다.
봉선사의 김장은 13일부터 시작됐다. 배추를 절일 통을 준비해야 했고, 100여명이 한꺼번에 작업할 공간도 마련해야 했다. 절밭에서 배추와 무를 날랐고, 배추를 다듬어 절이고 무를 잘라 배추를 버무릴 속도 만들었다. 배추 3000포기를 김장김치로 담그기 위해 신도들은 5일 동안 잠시도 쉬지 못했다. 이 힘든 과정을 거쳐 김장을 담그면서도 신도들의 표정은 밝았다.
절인 배추에 속을 버무리던 무리 속에서 신도들과 함께 묵묵히 일하던 조관음행 봉선사 신도회장. 철안 스님을 비롯해 사중스님들을 돕는 일부터 힘든 신도들을 격려하는 일까지 조관음행 회장의 손, 발, 입은 잠시도 쉬지 못했다. 그럼에도 지친 기색은 전혀 없고 되려 뭔가 뿌듯한 얼굴이다. 조 회장은 김장을 싸들고 도움이 필요한 이들을 찾아갈 생각을 하니 마음이 설렌단다.
다른 신도들의 반응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김장김치를 받아든 이들에게 불자들의 따뜻한 마음이 전해지길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그들이 힘들고 외로울 때 부처님을 한 번 떠올리기만 한다면 더 바랄 것이 없다.
봉선사와 남양주사암연합회는 이날 담근 김장김치와 쌀 250포대를 남양주지역 어려운 이웃 500가구에 전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