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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의 향기, 그 다섯 아름다움>(정동주, 다른세상, 1만5천원)
우리가 불교 미술에서 아름다움을 느끼는 것은 외적인 아름다움보다 그 속에 담겨진 ‘깨달음에의 열망’을 느끼기 때문일 것이다. 불가(佛家)에서 문(門) 하나를 세워도 지극한 마음으로 진리만을 생각하며 들어서야 한다는 뜻의 일주문과 마음을 경건하게 만드는 사천왕문, 분별에서 벗어나도록 가르치는 불이문을 잇달아 세워 자신의 마음을 되돌아 볼 수 있도록 한 것도 같은 이치다.
소설가 정동주씨는 깨달음의 세계로 가는 길에서 만난 불교의 아름다움을 사찰 문(門)과 꽃, 불상의 미소, 미륵불, 나한이라는 다섯 가지 주제로 풀어가고 있다. <불교의 향기, 그 다섯 아름다움>에서 정씨는 이 다섯 가지가 “한국인을 아름다움에 귀의하게 만든 불교 신앙의 몇 가지 특별한 정신과 예술과 기도의 자취”라고 표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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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깨달음의 세계로 가는 길에서 만난 불교의 아름다움을 사찰 문(門)과 꽃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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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화려함의 상징인 꽃은 불가에서 어떻게 나타나고 있을까? 법신(法身)의 행(行)과 덕(德)을 칭송하고 장엄하는 역할을 담당해 온 꽃은 대좌의 장식이나 법당의 천장 그림, 창문 장식 등에 다양하게 쓰인다. 이러한 꽃 장식은 정씨의 눈에 부처님의 설법을 들은 중생들이 미묘한 큰 기쁨으로 충만해 있을 때 하늘에서 내리는 꽃비로 비쳐진다.
또한 정씨는 아미타부처님의 미소에서 ‘목숨을 걸고 찾으면 틀림없이 대답해 주겠다’는 약속과 믿음을 읽고, 미륵부처님의 미소에서는 돌멩이에 혼을 불어 넣어 새긴 희망을 느끼며, 다양한 나한의 얼굴에서는 누구나 해탈할 수 있다는 깨달음을 얻는다. 이처럼 1700여 년의 역사 속에서 우리 민족이 깨달음으로 발견한 불교의 아름다움과 불교가 우리 민족에 던진 희망을 찾아봄으로써 이 시대 불교의 의미를 되짚어 보는 기회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