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 타이완 차의 어제와 오늘
② 세계 시장 넘보는 타이완 차
③ 타이완 차문화에서 배운다
| ||||
세계적으로 유명한 타이완 오룡차는 연간 2,200톤 정도가 생산되는데, 10% 정도만 타이완 국내에서 소비되고 나머지는 미국과 영국 독일 네덜란드 일본 등으로 수출되고 있다. 고품질의 차로 세계 차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타이완 차문화를 살피기 위해 가장 먼저 찾은 곳은 난토우(南投) 지역의 리산(梨山)이다. 최근 국내에도 적지 않은 양이 수입되고 있는 리산차는 고산지대에서 생산되는 차 특유의 향과 맛을 간직하고 있어 차인들의 다양한 입맛을 충족시키고 있다.
해발 1700m에 자리 잡고 있는 대만연합다업유한공사(台灣聯合茶業有限公司)의 ‘연합다원(聯合茶園)’은 리산 지역의 다원을 직ㆍ간접적으로 관리하며 차 생산 공장을 운영하고 있는 대규모 다창(茶倉)이다. 발효도 20% 전후의 경발효차를 주로 생산하는 이곳은 차 자체의 품질이 우수할 뿐 아니라 엄격한 품질관리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다창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눈길을 끄는 것은 곳곳에 붙어 있는 위생 기준표와 안내 문구다. 시간 마다 실내 온도와 습도, 청결도 등을 체크하고 기록하기 위한 것이다. 다원에서 채취한 찻잎이 다창에 도착하는 순간부터 완제품으로 만들어지기까지 전 과정은 꼼꼼히 일지로 기록된다. 찻잎을 딴 다원의 이름과 무게 뿐 아니라 햇볕이나 실내에서 널어 말리는 과정인 위조와 찻잎 속의 효소 작용을 막는 살청, 찻잎에 생채기를 내는 유념 등의 각 과정 틈틈이 찻잎의 상태를 기록하고 있었다. 이 과정에서 조금이라도 이상한 점이 발견되면 그날의 기록과 통계 자료를 통해 문제점을 찾아내기 위해서다.
| ||||
또 하나, 연합다원 다창을 관람하려는 사람이 피해갈 수 없는 관문이 있으니 바로 위생모와 마스크 착용이다. 이는 식품위해요소중점관리기준인 해씁(HACCP) 인증에 따른 것으로, 연합다원은 국제표준화기구인 ISO에서 제정한 품질경영시스템에 대한 국제규격인 ISO 9001:2000 관리 체계 인증을 받는 한편, 해씁(HACCP) 인증까지 받아 해외 시장 진출의 초석을 쌓았다. 특히 ‘안전성(safety)’을 우선으로 하는 유럽과 일본의 차 시장을 겨냥해 농약 잔류물 검사를 정기적으로 실시하고, 26개 나라에서는 1000만 타이완 달러의 생산의무보험에 가입하기도 했다.
ISO 9001은 조직의 품질경영시스템 요구사항을 표준화하기 위해 1987년 제정된 것으로, 기업의 품질시스템구축을 위한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인식되고 있다. 해씁(HACCP)은 위해분석(Hazard Analysis)과 중요관리점(Critical Control Point)이라는 단어의 머리글자로, ‘식품위해요소중점관리기준’으로 번역할 수 있다. 즉, 해씁(HACCP)이란 식품의 원재료 생산에서부터 제조 가공 보존 유통단계를 거쳐 최종 소비자가 섭취하기 전까지의 각 단계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해요소를 찾아내고, 중요관리점을 결정해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관리를 이루어지도록 함으로써 식품의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한 위생관리체계인 것이다.
| ||||
이처럼 세계 시장을 염두에 둔 기업 경영 전략을 취하고 있는 대만연합다업유한공사는 1996년 설립된 이래, 2002년 전 세계 차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증자를 하고 ‘자연지미다업유한공사(Natural Flavor Tea Co., Ltd)’라는 자회사를 발족하기도 했다. ‘자연지미’는 현재 러시아와 중국 말레이시아 싱가폴 일본 한국 등에 지점을 개설하고 있으며, 2006년까지 아시아 시장을 개척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시장 확대를 발판으로 2015년에는 상장회사로 키워 세계 차 시장을 석권한다는 거대한 목표도 가지고 있다.
‘자연지미’ 대표이자 대만성다상업동업공회연합회(台灣省茶商業同業公會聯合會) 이사장인 여지강 대표는 “타이완은 비록 국토는 작지만 제다 기술은 발전에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며 “엄격한 생산관리와 제다ㆍ품평 기술 발전, 기술공유를 통해 타이완 차를 세계 제1의 차로 키워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 ||||
자연지미뿐 아니라 타이완 내에 60여개 점포망을 갖추고 있는 다상(茶商)인 천인ㆍ천복그룹 등도 아시아 시장을 넘어 세계 차 시장 진출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하니, 타이완 차의 발전이 그야말로 괄목상대(刮目相對)할만 하다. 더불어 내년에는 세계적인 차 행사인 국제차엽품평대회가 타이완에서 개최될 예정이기도 해 타이완 차문화가 세계 차 시장에 이름을 알리는 또 한 번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