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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ㆍ시설보수… 월동준비 막막해요
복지시설들 후원ㆍ지원 줄어 겨우살이 걱정


찬바람이 불면서 불교계 복지시설들의 겨울나기 걱정이 커지고 있다 사진은 선재동자원의 지난해 김장 모습 사진제공=선재동자원


경기도 의정부시 호원동. 지하철 망월사 역에서 판잣집이 늘어선 길을 따라 걷다 보면 ‘선재동자원(원장 지산, 031-872-9629)’이 나타난다. 아이들 50여명과 스님 아버지가 살고 있다.

아직 조건부 신고시설로 남아있는 선재동자원에는 10억의 빚이 있다. 2003년 화재로 소실된 건물을 다시 짓느라 생긴 빚이다. 이 때문에 스님은 날마다 밤잠을 설친다.

한발 한발 다가오는 겨울은 스님을 더욱 근심스럽게 만든다. 당장 11월 18일부터 사흘간 김장과 겨울나기 준비를 할 계획인데 준비가 덜 됐기 때문이다. 스님은 매년 이웃 독거어르신 및 저소득층 가정에도 김장 김치를 나눠주고 있다. 그 양만도 배추 5000포기. 올해는 포기할까도 생각했지만 스님의 김치로 겨울을 나는 이웃들을 생각하면 그럴 수가 없다.

이웃과 함께 김치를 나누고 있는 곳은 또 있다 서울 삼양동 무료급식소 '자비의 집(원장 이금현, 02-945-4200)'이다. 올해 최소한 1600포기의 김장을 해야 저소득 주민들과 함께 나눌 수 있다.
그래서 김장 날짜는 11월 21일~22일로 맞춰놨는데, 김장 후원이 들어오지 않아 애가 타는 것이다. 자비의 집 이금현 원장은 "어려운 분들일수록 올해 같이 물가가 비싼 때 김치를 더 기다리게 된다"며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안산 대부도 둥지청소년의 집(원장 자월, 032-883-9033). 약 90명의 아이들이 모여 살고 있는 둥지는 올해 건물을 신축했으나 막판 공사비 부족으로 보일러 시설이 그대로 외부에 노출돼있다. 연료비, 시설보수비 등 시설 유지비를 감당할 엄두가 나지 않는다. 김장도 반으로 줄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자원봉사자도 쉽게 구해지지 않는다. ‘둥지’가 위치한 곳은 교통이 다소 불편하기 때문이다.

공사비 부족으로 건물 보일러 시설을 그대로 노출시킬 수 밖에 없는 둥지청소년의 집


100명이 넘는 장애인 식구들이 이사를 준비하고 있는 원주 소쩍새마을(원장 성묵). 이천 자비복지타운 건립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기는 하지만 겨울나기 준비에 어려움이 많기는 마찬가지다. 노후 된 가건물이다 보니 연비가 좋지 않은데다 물가마저 올랐다.

소쩍새마을 원장 성묵 스님은 “소쩍새마을 식구들이 좋은 시설로 이전하기 전까지는 힘든 생활을 해야 할 것 같다”면서 한숨을 쉬었다.


연료비가 아쉬운 것은 포천 목련의 집(원장 양영화, 031-534-8554)과 파주 거북마을(원장 혜각, 031-953-4801)도 마찬가지다.

신고시설로 전환하기 위한 막바지 작업을 하고 있는 두 시설은 모두 큰 걱정 속에서 겨울을 맞이하고 있다.

목련의 집 양영화 원장은 이곳저곳을 뛰어다니며 연료비 마련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거북마을 혜각 스님은 들어오는 후원금이 거의 없는 상황에서 20년 된 시설 건물을 지켜내기 위해 고심이다.

이밖에도 사찰 인근의 한 여관을 빌려 아동 70명을 보육하고 있는 고성 보리수동산(원장 성욱, 055-672-0078)과 사찰에서 청소년 19명을 양육하고 있는 부산 보광정사(원장 지홍, 051-524-8932)에도 연료비와 나눔의 손길이 필요하다. 특히 보광정사 지홍 스님은 “올해는 배추를 직접 재배해야 김장을 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어려움을 호소했다.
김강진 기자 | kangkang@buddhapia.com
2005-11-12 오전 10: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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