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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빙 식품의 대표주자인 차를 집에서 직접 길러 드세요.”
그림같이 아름다운 차밭이나 몸에 좋은 차 음료에 매료된 사람이라면 이제 차를 집에서도 기를 수 있게 됐다. 6년전부터 차나무 화분재배를 시도한 최정수(50) 밀림농원 대표는 최근 차나무를 화분에서 길러 상품화하는데 성공하고, 본격적인 시장 출하를 앞두고 있다.
차나무는 땅 속 1~2m 가량까지 뿌리를 내리는 직근성(直根性) 식물로, 그동안 화분에서 키우는 데는 어려움이 따랐다. 1999년부터 전라남도 해남군 삼산면에서 차나무를 화분에 옮겨 키우는 작업을 시작한 최 대표는 차나무의 뿌리를 계속 잘라주어 뿌리가 옆으로 잘게 퍼져나가게 만들어 화분 재배가 가능하도록 했다.
“처음엔 차나무의 특성을 잘 몰라 실패도 많이 했습니다. 차시험장과 여러 다원에 문의해 다양한 방법으로 시도하다보니 길이 열리더군요. 그렇게 화분재배에 성공하는데 딱 6년이란 시간이 걸렸습니다.”
해남의 차밭 3만여 평에서 길러낸 차나무 5만여 그루는 현재 하남시 망월동 밀림농원에서 화분에 담겨 막바지 출하를 앞두고 있다. 상품으로 선보일 5년생 차나무는 보통 30cm 크기로, 집안에서 재배할 경우 1년에 12~15회 정도 새순을 딸 수 있다.
“흔히 차는 마시는 것으로만 알고 있는데, 찻잎을 물에 우려마실 경우 차가 가지고 있는 영양소의 30% 정도 밖에 섭취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찻잎을 직접 먹을 때는 찻잎의 영양소를 거의 모두 섭취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죠.”
화분에서 재배해 수확한 찻잎은 가정에서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 찻잎에 물을 조금 넣고 갈아 만든 생녹즙은 우유나 요구르트에 섞어 마시고 생잎은 샐러드나 나물, 장아찌, 튀김 등으로 만들어 즐길 수 있다. 또한 찻잎을 갈아 미용재료로도 활용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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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약이나 비료를 주지 않은 천연의 재료라는 것이 차나무 화분의 가장 큰 강점입니다. 가정에서 키울 경우 신선한 찻잎을 먹을 수 있는 것은 물론, 사시사철 푸른 잎과 10월에 피는 하얀 차꽃도 감상할 수 있습니다. 더불어 집안 공기까지 맑게 해주니 가족 건강의 파수꾼이 따로 없죠.”
‘차나무 화분재배’라는 꿈을 이룬 최 대표에게는 아직 할 일이 남아 있다. 차나무를 이용해 가정에 조그만 다원을 꾸미는 조경 사업과 유기농 차밭에서 수확한 ‘신선한 찻잎’을 각 가정의 식탁에 올리는 것이 그의 목표이기 때문이다.
“현재 음료로만 활용되고 있는 차를 보고 즐기고 먹고 마심으로써 진정한 ‘웰빙’을 이룰 수 있게 하는 것, 그것이 제 바램입니다. 언젠가 찻잎이 영양 가득한 ‘채소’로 인식되는 날이 올 것입니다.”(031)792-7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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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나무 화분 재배 요령>
관상용 화분과 달리 차나무 화분은 ‘재배’를 해야 하므로 생육환경에 신경을 써야 한다.
보통 아파트에서 키울 때는 햇볕이 잘 드는 베란다에 화분을 두고, 겨울과 초봄ㆍ늦가을에는 실내에 들여 놓는다. 겨울에는 영하 17℃ 이하로 온도가 내려가지 않게 해주고 뜨거운 뙤약볕을 직접 쬐지 않도록 한다. 낮에는 베란다 문을 1~2번 정도 열어 환기를 시키고, 화분을 둔 곳이 건조하다면 화분 주위와 찻잎에 물을 뿌려 습도를 맞춰주는 것도 좋다.
물은 4일에 한 번 흠뻑 젖도록 주는데, 새로 나온 순이 있는 여린 가지가 고개를 숙이는 시점에 물을 준다.
좀 더 부드러운 찻잎을 키우길 원한다면 차나무 화분 위에 발을 쳐 차광을 해주면 데아닌 함유가 높아져 찻잎이 달고 부드러워 진다. 다만 오전 7시~10시까지는 햇빛을 쪼여주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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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활용해 보세요>
▷ 생녹즙: 생잎을 그대로 갈아 마셔도 좋지만 찻잎을 끓는 물에 살짝 데친 후 말리면 입자가 곱게 갈린다. 요구르트나 우유 등에 섞어 마신다.
▷ 라면/밥물: 라면을 끓일 때 70% 정도 익으면 찻잎 3~4 장을 넣는다. 찻잎으로 인해 기름기가 제거돼 개운한 맛을 느낄 수 있다. 밥을 지을 때에도 찻잎을 몇 장 넣으면 향과 맛이 은은하게 배어난다.
▷ 튀김: 튀김반죽에 찻잎을 묻혀 튀겨낸다. 쓴맛을 내는 찻잎의 카테킨이 튀김의 느끼한 맛을 없애준다.
▷ 쌈/샐러드: 여러 채소를 넣는 샐러드나 고기 쌈 등에 찻잎을 몇 장 넣어 먹는다.
▷ 나물/장조림/각종 구이: 어린 찻잎을 끓는 물에 살짝 데쳐 물기를 짜고 참기름, 깨소금 등으로 양념해 고추장에 무친다. 생선조림이나 구이를 할 때 넣으면 비린내를 제거해 주는 효과도 있다.
▷ 장아찌: 어린 찻잎을 간장에 15~20일 정도 재워 뒀다가 건져 양념을 버무려 먹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