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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고 금속활자본 <직지>를 말하다


<직지>(동국대역경원 옮김, 조계종출판사, 2만원)

현존 세계 최고(最古)의 금속활자본인 <직지>.

<백운화상초록불조직지심체요절>을 줄여 부르는 말인 <직지>는, 백운화상(白雲和尙)이 75세였던 고려 공민왕 21년(1372)에 노안을 무릅쓰고 저술한 것을 제자 석찬과 달담이 비구니 묘덕 스님의 시주를 받아 청주 흥덕사에서 1377년 7월에 금속활자로 인쇄했다고 한다.

2005년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에 영문판과 함께 전시돼 주빈국으로서의 면목을 세우는데 일조한 <직지> 번역본.
이는 서양 최초의 금속활자인 구텐베르크의 <42행 성경>보다 70여 년이나 앞선 것으로, 1972년 프랑스 국립도서관에서 하권(下卷)이 발견됨으로써 2001년 유네스코에 의해 세계기록문화유산에 등재됐다.

그러나 이런 ‘외적’인 평가 외에 <직지>의 내용을 아는 이는 얼마나 될까?

그동안 출간된 <직지> 해설본은 각성 스님의 번역본(1999년, 현음사)과 박문열씨의 번역본(1998년, 범우사)를 비롯한 몇몇 권에 불과하며 그마저 이제 시중에서 구하기도 쉽지 않다.

어쩌면 우리는 <직지>의 세계적 우수성은 소리 높여 외치면서도 그 내용을 알고자 하는 노력은 등한시 하지 않았을까?

조계종출판사가 펴낸 우리말 번역본 <직지>는 2005년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에 영문판과 함께 전시돼 주빈국으로서의 면목을 세우는데 일조했을 뿐 아니라, 우리 국민들의 <직지>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계기도 마련한 책이라 평할 수 있을 것이다.

2001년 유네스코에 의해 세계기록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세계 최고(最古)의 금속활자본 <직지>
동국대 역경원의 번역으로 선보인 우리말 <직지>의 내용을 잠시 살펴보자.

어떤 스님이 조주 선사에게 청했다. “제가 총림에 들어온 지 얼마 되지 않앗습니다. 스님께서 잘 가르쳐 주시기 바랍니다.” 조주 선사가 물었다. “죽은 먹었느냐? 아직 먹지 못했느냐?” “먹었습니다.” 조주 선사는 말했다. “그러면 발우를 씻거라.” 그 스님은 크게 깨달았다. (55조 ‘조주 종심’편 중에서)

이처럼 <직지>는 <경덕전등록> <선문염송> <오등회원> 등 여러 불서(佛書) 중에서 선의 요체(要諦)를 깨닫게 하는 게(偈), 송(頌), 찬(讚) 등을 가려 엮은 것이다. 백운 화상은 수행자들을 위해 “일체의 사심과 망념에서 떠난 진실된 마음을 중시하는 무심무념을 궁극의 경지로 삼은” 자신의 선풍(禪風)을 펼치기 위해 이 책을 편찬했다고 밝히고 있다.

‘참선하여 사람의 마음을 직시(直視)하면, 그 심성이 곧 부처님의 마음임을 깨닫게 된다’는 ‘직지인심 견성성불(直指人心 見性成佛)’에서 그 이름을 딴 <직지>. 우리말 번역본 출간을 계기로 <직지>가 오늘날의 수행자와 깨달음을 구하는 사람들에게 바른 마음을 일러주는 길잡이가 되길 기대해 본다.

조계종출판사는 우리말 <직지>를 1,000여 부 한정판매할 예정이다.(02)2011-1880




# 직지는 어떻게 해외로 반출되었을까?

<직지>는 조선시대 고종 때 주한 불란서대리공사로 서울에서 근무했던 꼴랭 드 쁠랑시(Collin de Plancy)가 수집한 후 골동품수집가였던 앙리베베르(Henry Vever)에게 넘어갔으며, 그가 1950년에 사망하자 유언에 따라 프랑스국립도서관으로 이관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이 책은 상ㆍ하 2권으로 되어 있으나, 현재 하권만이 유일하게 프랑스에 소장되어 있다. 하권은 39장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첫째 장은 없고 2장부터 39장까지 총 38장만이 보존되고 있다.

프랑스국립도서관은 <직지>를 우리나라에 장기임대, 전시하는 것은 물론 일반에 공개하는 것조차 엄격히 규제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여러 단체들이 ‘직지 찾기 운동’을 펼치고 있는 이유다.

여수령 기자 | snoopy@buddhapia.com
2005-11-08 오전 9:49:00
 
한마디
직지를 찾자! 인쇄본이기에 우리나라 어딘가에도 분명히 있을 것이다.
(2005-11-08 오전 11:1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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