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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한학설에 입각해 경락·경혈을 연구하고 있는 서울대한의학물리연구실 소광섭 교수 연구팀은 최근 봉한계가 제3의 순환계며 식물과 닮은 다발형 구조를 갖추고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에 따라 봉한체계를 통해 생명의 원리를 규명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연구팀은 내심 정신수행의 신비까지도 과학으로 풀어내겠다는 욕심이어서 불교계의 비상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연구팀은 10월 29일 육군사관학교에서 열린 (재)한국정신과학학회(회장 이종원) 추계학술대회에서 최신 연구성과를 공개했다.
인간의 몸은 소우주
소광섭 교수 연구팀은 이날 봉한관 내에 봉한액이 순환하며, 식물과 유사한 다발성 구조로 돼 있다는 실험결과를 소개했다. 봉한액이 순환한다는 사실이 의미 있는 까닭은 봉한관이 혈관·림프관에 이어 제3의 순환계로서 기능하고 있을 개연성을 시사하기 때문이다.
봉한액의 순환을 규명하기 위해 연구팀은 흰쥐 장기 표면의 봉한관·봉한소체에 형광을 띠는 나노입자를 주입하고 흐름을 관찰했다.
그 결과 나노입자가 20여분에 걸쳐 3.5~4cm 진행하는 것이 확인됐다. 이로써 봉한관은 봉한액을 갖는 순환계일 가능성이 커졌다. 해부학계에 전혀 알려지지 않았던 새로운 조직을 발견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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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은 봉한계(경락계)가 식물의 생명유지를 위한 근본구조가 일치하고 있다는 데 큰 의의를 부여하며 “우리의 몸이 대우주와 마찬가지로 모든 요소가 동시에 존재하며 함께 생을 영위하고 있는 소우주임을 알 수 있다”고 강조했다.
禪수행과 봉한계
연구팀은 명상과 참선 같은 정신적인 수행을 생리생화학적인 물질 차원으로도 설명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즉 참선은 교감신경계를 안정시키고 부교감신경을 활성화하는데, 특히 날숨에서 봉한계가 활성화돼 생체에너지를 생산하고 세포재생이 왕성해진다는 것이다.
부교감신경이 활성화되면 아세틸콜린이라고 하는 신경전달 물질이 몸 구석구석에 분비되는데, 이 과정에서 봉한관과 봉한소체에 작용해 운동력을 증가시켜 봉한액을 전신에 순환시키며, 봉한액 중에 존재하는 봉한산알(DNA과립)은 세포로 부활한다는 것이 연구팀의 가설이다. 봉한산알이 세포로 성장한다는 이론은 세포분열에 의한 세포생성만을 말한 기존학설과 다른 새로운 세포생성 이론이다.
이에 따르면 순수한 정신수행인 명상과 참선이 경락을 매개로 생체에너지를 생성하는 원리에 대한 설명이 가능해진다. 선 수행자들이 남달리 해맑고 건강한 얼굴을 간직할 수 있는 것도 이 같은 원리 때문이라는 것.
발표를 맡은 서울대 한의학물리연구실 이병천 박사는 “몸에서 가장 큰 에너지가 나오는 것은 명상과 참선 등 정신적인 수행을 할 때”라며 “자기 몸의 세포를 새로이 생성시키는 수행이야말로 장기대체나 생명조작과 비교할 수 없는 참된 의학”이라고 말했다.
◇ 봉한학설이란
1960년대 북한의 김봉한 박사가 경혈과 경락의 체계를 해부학적으로 규명하며 세운 이론체계. 김봉한 박사는 경혈을 봉한소체, 경락을 봉한관이라 명명하고, 봉한소체와 봉한관으로 이뤄진 봉한계가 피부뿐 아니라 장기 표면·혈관·림프관 내부에도 존재하고 있음을 주장했다. 하지만 그의 이론은 제대로 검증되지 않은 채 사장되고 말았다. 40여년이 흐른 지금, 봉한학설에 관심을 가진 이들이 서울대한의학물리연구실에 모여 소광섭 교수를 중심으로 봉한체계를 연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