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10.23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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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체대비로 중생 아픔 함께하는 도명스님
금담 스님의 스님이야기 1



그림 최주현.
최근, 우리 사회는 남녀를 불문하고 유난히 성형 수술을 많이 한다고 한다. 그 이유는 사회생활을 하는데 있어 좋은 이미지를 주려고 하기 때문이란다.

이렇게 사람들은 자신들의 실제 모습은 서서히 잊어가며, 알 수 없는 미래의 상상속에 새로운 인생을 경험하며 살아가게 될 것도 같다.

그런데, 어느 성형수술 중독자의 비참한 모습을 보면, 백날 고치고 치장한들 만족할까 싶다. 고칠수록 치장할수록 자꾸 하고 싶어지는 것이 인간의 욕심이기 때문이다.

어차피 인간이란, 아무리 가리고 가려도 태어남 그 자체부터가 피투성이 인생 아닌가.

나는 승속을 막론하고 치장하지 않은 순수한 사람을 보면 친근감이 느껴진다. 아마 그런 것은 다양한 환경속에서 조화를 이루며 살아온 사람들의 솔직한 모습이 사람을 감동시키기 때문일 것이다.
수행이라는 것도, 치장하지 않은 자성(自性)의 본래 모습을 찾자고 하는 것 아닌가.

도명 노스님도 그러한 수행자다. 세수 80의 노구(老軀)에도 뒷방에서 쉬겠다는 생각보다는 부처님의 동체대비사상을 실천하려고 동분서주하는 분이시다. 후학들과 함께 지역 사회의 복지사업에 열정을 갖고 활동하시는 노스님의 모습을 보노라면 저절로 ‘큰스님’이라고 부르고 싶다.
도명 스님은 문도가 많거나, 사격(寺格)이 커서 큰스님이 되신 것은 아니다. 진정 중생의 아픔을 같이 아파하고 중생의 고(苦)를 덜어주려는 마음에서 사회적인 실천에 앞장서신다. 따라서 후학들의 가슴속에서 우러나오는 존경을 받고 있다.

도명 스님을 처음 뵙게 된 것은 90년대 초반이다. 당시 내가 살고 있던 지역에서 그리 멀지않은 곳에 노스님이 한 분이 수행하신다는 말을 듣고 찾아갔었다.
토굴이라 하여 산중을 연상하며 그곳에 있는 수행자에 대한 감상적인 생각도 없지 않았는데, 막상 찾아가 보니 이러한 생각은 일시에 무너지고 말았다. 주택가 인근에서 약간 떨어져 있기는 해도, 철길 둑옆에 위치하였고 천막으로 만들어진 인법당이었다. 보기만 해도 수행정진은 물론 살기에 불편해 보였다.
그러나, 객을 맞는 노스님의 꾸밈없는 모습은 저절로 도량을 환하게 바꿔놓았다.
손수 차대접을 해주시는데 그 모습이 너무나 따뜻하고 다정해 마치 자비보살(慈悲菩薩)을 친견하는 듯 했다. 나는, 훌륭한 스님을 그저 껍데기만 보고 찾아다닌 듯하여 왠지 송구한 생각도 들어 <금강경(金剛經)>의 ‘若以色見我 以音聲求我 是人行邪道 不能見如來’란 구절을 새겨보았다.

또한 차담(茶談)을 하면서 더욱 놀랐다. 연세에 어울리지 않을 정도로 우리 사회의 현실을 직시하는 안목이 비상했고 수행관 또한 깊었다.
“도(道)라는 것이 산중에 있는 것이 아니라 내 마음자리에 있다.”
“절이라 하는 것이 꼭 팔작지붕이어야 하나? 쓰러져 가는 토굴이라도 열심히 정진하는 수행자가 있고, 많은 사람들의 고통과 고뇌로부터 자유로움을 줄 수 있는 도량이라면, 그만한 기도처가 어디 있겠는가.”
이렇게 말씀하시며, 스님들이 중생구제의 원력을 어디 멀리서 찾지 말라고 하셨다. 자기가 처한 지역에서부터 그리고 작은 일부터 이타행(利他行)을 하라고 권했다.

이후 도명 노스님께서는 일산에 동국대불교병원이 건립된다는 말을 들으시고는, 우리 지역에서 불교연합자원봉사단을 결성하자고 하셨다.
자원봉사자로 활동하며, 불교적인 정서를 확산하면 지역의 전법사로 포교에 큰 힘이 될 것이라는 스님의 말씀을 듣고, 뜻을 같이한 9명의 스님들이 2002년에 사단법인 천수천안자원봉사단을 창단했다.

지금까지 끊임없이 전문자원봉사교육을 실시하여 3년이라는 짧은 기간에 천여명의 자원봉사자를 배출하였다.
도명 노스님은 세상을 열린 마음으로 살아가고 계신다. 우리 사회의 참여와 협력, 정신적인 지역 사회를 만들어 가려 앞장서신다. 그리고 보살행을 실천하는 입구에서 좋은 도반을 만나고 눈 밝은 스승의 인연을 맺어주려고 노력하신다.
스님의 이러한 마음을 엿보노라니, 자신의 육신마저도 보시하여 굶주린 사람을 구하고자 원력이 가득했던 대승보살의 모습이 겹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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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담 스님.

금담 스님은 1974년 사미계, 75년 구족계를 수지했다. 동국대 불교대학원을 수료했으며 흥국사 주지, 경찰청 경승실장, 한국·티베트불교친선교류협회장등을 역임했다. 현재 남양주 무량사 주지와 남양주·구리 불교사암연합회 공동회장, 남양주·구리 천수천안자원봉사단장을 맡고 있다.
금담스님(남양주 무량사 주지) |
2005-11-04 오후 3: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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