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9. 7.20 (음)
> 종합
부산농아불자회 APEC 성공기원 삼보일배

장애를 넘어 나라위해 한마음이 된 부산농아인불자회의 삼보일배 모습


부산농아불자회는 11월 2일 ‘2005 부산 APEC 정상회의의 성공개최를 기원하는 삼보일배’를 해운대 일원에서 진행했다.

해운대 선프라자 여래선원앞을 출발, 해운대 동백섬을 거쳐 백사장으로 이어진 이날 삼보일배에는 부산농아불자회 지도법사 도원 스님을 비롯 농아불자회 회원, 여래선원 신도 등 80여 명이 참석했다. 배덕광 해운대 구청장도 함께 참석해 연등을 들고 행렬을 따라 걸으며 농아불자들을 격려했다.

출발에 앞서 진행된 식전행사에서는 청각 장애인 임희규 불자의 수화 발원문이 눈길을 끌었다. 임희규 불자의 발원문은 도원 스님의 통역으로 비로소 소리가 되었다. “부산농아불자회 불자들과 동참 불자들의 3보 1배로써 부산시민들의 마음을 함께 모아 2005 APEC이 성공적으로 개최되길 발원합니다.”

삼보일배가 시작됐다. 일반적으로 목탁소리로 대열의 속도를 맞추지만 소리를 들을 수 없는 청각장애인들은 앞서 가는 스님들의 뒤를 따르며 속도를 맞춰 나갔다. 삼보일배의 뒤를 등불을 밝혀들고 함께 걷는 이들은 ‘석가모니불’을 정근하며 APEC 성공 개최를 함께 기원했다.

여래선원-동백섬-해운대백사장으로 이어진 삼보일배로 시민들의 눈길을 끌었다.


제법 쌀쌀해진 날씨에도 삼보일배를 하는 사람들의 이마엔 어느새 땀방울이 맺혔다. 석가모니불 정근소리에 맞춰 진행된 청각장애인들의 삼보일배가 이어지자 지나던 행인들이 발걸음을 멈추고 이들을 지켜본다. 간혹 합장으며 반배를 하는 이들도 눈에 띈다.
삼보일배를 지켜본 여래선원 신도 고영애(56.해운대구 중동) 보살은 “정상인들도 선뜻 하지 못하는 일을 청각장애를 겪고 있는 분들이 나서서 국가적인 행사를 위해 마음을 모으는 걸 보니 너무 존경스럽고 마음이 뭉클하다”고 말했다.

또한 이날 4빅 5일 일정으로 한국을 방문한 일본인 청각장애인 유코와 게이코 씨도 “처음에는 일본에서는 없는 삼보일배가 생소했는데 마음을 모아 길바닥에 엎드려 절하는 모습에 너무 강하게 와 닿으며 청각장애인들도 뭔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된다”고 말했다.

이날 삼보일배는 여래선원 법당에서 회향됐다. 삼보일배를 끝낸 임희규 불자는 “처음 해보는 삼보일배라 힘은 들었지만 세계 각국의 높은 분들이 모두 오시는 중요한 행사를 위해 내가 뭔가 했다는 생각에 뿌듯하다”고 했다.

삼보일배에 앞서 발원문을 수화로 하고 있는 임희규 불자와 부산농아인불자회 지도법사 도원 스님


이날 행사를 하나부터 열까지 챙기고 뒷바라지한 도원 스님은 “여래선원에서 매월 세차례 열고 있는 농아불자회 법회를 통해 불심이 깊어진 청각장애인들이 스스로의 장애을 넘어 밖을 향해 마음을 낸 것이 무척 자랑스럽다”고 웃어 보였다.

부산농아불자회는 그동안 법당이 없어 어려움을 겪어오다 11월 13일 썬프라자내 여래선원을 농아불자회 법당으로 공식화하면서 청각장애인 포교의 새로운 시대를 맞게 될 전망이다. (051)939-3114
천미희 기자 | gongsil@korea.com
2005-11-04 오후 2:50:00
 
한마디
닉네임  
보안문자   보안문자입력   
  (보안문자를 입력하셔야 댓글 입력이 가능합니다.)  
내용입력
  0Byte / 200Byte (한글100자, 영문 200자)  

 
   
   
   
2025. 9.11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원통스님관세음보살보문품16하
 
   
 
오감으로 체험하는 꽃 작품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