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제32대 총무원장 선거를 앞두고 현대불교신문은 불자들에게 각 후보들이 가진 종책을 전달할 수 있도록 종책 질의서를 발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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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지관 스님의 종책 질의서에 따른 답변.
1. 선거운동이 중반을 지났습니다. 후보는 어떤 면에서 승리를 자신하고 있습니까?
-총무원장 선거의 결과도 중요하지만 우선 과정이 종도들로부터 신뢰를 받도록 모든 후보 진영은 노력해야할 것입니다. 저는 제방에서 원로대덕 큰스님이하 중진스님들의 폭넓은 지지의사를 확인한 바 있고, 선거대책위원회에도 16개 교구본사주지스님과 다수의 중진스님 그리고 전국비구니회 스님까지 참여하고 계십니다. 오는 31일까지 최선을 다해 유권자 스님들의 고견을 듣도록 노력할 생각이며 이는 좋은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1. 입후보한 후 지역에서 선거인단을 만나면 어떤 말을 가장 많이 하고 듣습니까.
-종단 운영에 관한 여러 가지 이야기를 나눕니다. 특히 선거인단 스님 뿐만 아니라 제방의 많은 스님들은 우리 종단의 수행 풍토 진작과 화합하는 승가의 정신을 강조하고 계십니다. 또한 중앙종무기관이 보다 헌신적인 자세로 종무에 임해 줄 것을 당부하고 있습니다. 종단의 행정을 책임지고자 선거에 출마한 저는 그동안 쌓아온 원력과 경험을 최대한 살리고 종단에 마지막으로 회향한다는 자세로 종무에 임할 것입니다. 제방의 스님들이 말씀하시는 승가의 위계와 질서, 수행풍토 진작 그리고 진정한 화합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자 합니다.
1. 만약 총무원장이 된다면 가장먼저 해결해야 할 종단의 최우선 과제는 무엇이라 생각합니까.
-종단의 화합과 안정입니다. 이것은 저 개인의 바람이나 희망이 아닙니다. 국민의 정신 문화를 향도하고 도덕과 올바른 가치관을 제시해야할 우리 종단 모든 구성원의 바람입니다. 저는 이를 위해 승가의 전통인 ‘공의’에 입각하여 ‘공평무사한 인사제도와 시스템’을 정착하여 능력있는 사부대중이 종단을 위해 헌신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며 원로대덕 큰스님과 중진스님 그리고 사부대중의 공의를 모으는 ‘수평적 의사 결정 구조’를 만들어 종단의 화합과 안정에 힘쓰고자 합니다. 또한 선거법 등 이번 선거를 통해 드러난 제도상의 미비점을 중앙종회를 비롯한 종무기관과 긴밀히 협조하여 보완해나갈 것입니다.
1. 교구별 자치권한을 강화한다는 공약을 공통적으로 내놓고 있습니다. 그에 따른 구체적 실현 방안은 무엇입니까.
-저는 우선 중앙종무기관의 권한을 교구본사의 상황에 맞게 이양함으로서 중앙기관의 효율성을 높이는 한편 교구의 위상과 권한을 강화하겠습니다. 중앙종무기관은 교육과 포교, 문화, 사회분야 등 중앙기관의 업무를 보다 집중화해서 교구 특성에 맞는 종책안을 개발하고 이를 지원함으로서 각 교구가 점차적으로 행정의 자율성을 확보하도록 지원해야합니다. 또한 각 교구는 전통과 지역적 특성 등 장점을 최대한 살려 교구를 활성화하고 이를 기반으로 분권형종무행정의 기틀을 확보해가야 합니다. 각교구별로 조금씩 상이한 역량과 특성을 정확히 분석하고 이에 필요한 대안을 마련하는 것이 저의 소신입니다.
1. 멸빈자 문제는 이전 집행부가 해결하지 못한 숙제입니다. 총무원장이 된다면 이 문제를 어떻게 처리 하겠습니까.
-우리 종단은 무엇보다 정화이념과 통합종단의 정신을 승계하고 1994년 종단개혁을 정신과 성과를 이어받고 있습니다. 징계자 사면 문제 역시 이러한 정신과 이념하에 구현되어야하며 ‘화합과 상생’이라는 대의 아래 신중하게 해결해나가야합니다. 종단 원로스님들의 지도와 중진스님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사부대중의 공의를 모아 처리해 나갈 것입니다.
1. 불교의 사회적 위상과 맞물려 있는 포교정책비전은 무엇입니까.
-우선 복잡한 사회 현실을 정확히 바라보는 시대에 대한 통찰력을 높여야합니다. 기존의 낡은 관행과 사고를 벗어버리고 ‘현대와 전통’을 조화롭게 발전시킬 수 있는 종단의 포교전략이 필요합니다. 이에 저는 수행과 전법 교화 활동을 체계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이에 필요한 예산을 편성하고 1천만 신도 조직을 대표하는 중앙신도회 강화 등 현실에 기반한 신도정책을 수립할 것입니다. 또한 정보화 세계화 시대에 맞게 온라인 포교를 활성화할 것이며 해외 교구 신설의 전 단계로서 총무원내에 해외 불교 담당 전문 부서를 마련하여 세계 곳곳에 있는 한국불교 사원 등 포교현황과 관련 인력을 파악하여 ‘국제불교 네트위크’를 형성할 것입니다. 이를 통해 세계속에 한국불교의 우수성을 알리는 한편 해외 불교의 장점을 흡수하고자 합니다.
또한 생명과 평화, 인권, 환경, 통일 영역 등 주요한 사회분야 역시 일반 시민사회단체를 따라 가기보다 불교사상에 입각한 사회운동을 펼쳐 보다 많은 대중의 참여와 성과를 가져올 것입니다. 저는 이를 위해 ‘불교시민사회센터’를 설립하여 불교의 대사회적 활동을 지원하고 광범위한 불교 인력 풀을 형성함으로서 보다 깊이 있는 대사회 활동의 정형을 만들어가고자 합니다. 또한 국민의 고통을 나누기 위해 동체대비사상에 입각하여 ‘자비의 나눔’운동을 전개하여 국민들로부터 존경과 신뢰를 이끌어냄으로서 대사회적 위상을 제고해나갈 것입니다.
1. 비구니 스님들의 종단운영 참여정도와 참여폭에 대한 소신을 밝혀 주십시오.
-우리 종단은 비구, 비구니, 우바새, 우바이로 구성된 사부대중의 공동체입니다. 최근 비구니스님들의 참종권에 대한 문제에서 알 수 있듯이 우리 종단은 기존의 관행화된 운영 방식으로 인해 종헌 종법에 정해진 제도를 취지에 맞게 살리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이에 저는 지난 31대 총무원에서 비구니스님을 등용함으로서 상당한 성과와 결실을 이뤘듯이 비구니스님들의 종무행정 참여를 독려하고 ‘비구니부’ 등의 신설을 통해 참여의 폭을 넓혀낼 것입니다.
1. 재가불자의 종단운영 참여정도와 참여폭에 대한 소신을 밝혀 주십시오.
-사찰운영위원회가 형식적으로 진행되거나 능력 있는 재가자들의 참여가 종무원 중심으로 극히 제한 된 점 등 많은 한계가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중앙종회 등 중앙종무기관과의 협의를 통해 능력있는 전문재가자들을 종단의 유관 부서에 대거 등용하여 이들의 종책안을 종무행정에 반영하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또 사찰운영위원회를 모범적으로 실시하고 있는 사찰의 사례를 홍포함으로서 전국 사찰에서 재가자들의 참여를 확대해나갈 생각입니다. 우리 사회는 ‘투명하고 예측가능한 시스템’을 구축해나가고 있습니다. 우리 종단 역시 이러한 사회적 현실에 부합하면서 민족 종교 본연의 전통성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사부대중이 참여하는 ‘열린 종단’을 구현해야합니다. 이것이 저의 행정소신입니다.
1. 선거과정에서 후보 자격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선거후 후유증을 우려하는 이들이 많습니다. 공명선거 후 선거결과에 대해 승복할 수 있습니까.
-28일 우리측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을 통해 성명을 발표했듯이 선거 결과는 종도의 뜻입니다. 이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것은 종도들의 뜻을 거부하고 종단을 혼란속으로 몰아가는 행위에 지나지 않습니다. 저 뿐만 아니라 모든 입후보자 스님들이 동의하리라 봅니다. 또한 저는 단순히 선거에 대한 승복 여부 뿐만 아니라 며칠 남지 않았지만 이번 선거를 보다 공정하고 깨끗하게 치루기 위해 후보 상호간의 비방이나 불신을 자초할 수 있는 행위를 삼가 할 것을 제안합니다.
거듭 강조하지만 이번 선거는 국민의 관심속에 한국불교의 미래를 가늠하는 중차대한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번 선거를 통해 우리 종단이 더욱 화합하고 발전하는 전기를 마련하도록 저는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